지난달 말 뉴욕에서 열린 미국 추수감사절 기념 퍼레이드에 등장한 스누프. /giphy

1950년대 나온 만화 ‘피너츠(Peanuts)’의 캐릭터 스누피 인형이 미국 내 Z세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올해 가장 흥행한 장난감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사회에서 부는 레트로(복고) 열풍의 주인공으로 ‘장수 캐릭터’인 스누피가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 용어다.

WSJ에 따르면 13달러(약 1만7000원)짜리 스누피 인형이 최근 미국 Z세대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스누피는 만화가 찰스 먼로 슐츠(1922~2000)가 1950년 ‘피너츠’ 시리즈 연재를 신문에 시작하며 선보인 비글 캐릭터다. 작품의 주인공인 어린이 찰리 브라운의 반려견으로 등장한다. 파란색 패딩 점퍼와 줄무늬 모자를 쓴 인형은 의약·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소매점 CVS에서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지난달 17일부터 판매되고 있다. 지금은 인기가 워낙 많아 전국 CVS 매장에서 품절된 상태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서 40~70달러에 재판매되고 있다.

지난 11월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된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서 스누피 모양의 대형 풍선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소셜미디어 틱톡 등에 젊은 세대가 스누피 인형을 손에 넣기 위한 경쟁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인기는 더 올라갔다. 매대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스누피 인형을 낚아채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리는 식이다. 이와 같은 틱톡 영상은 현재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20세기 캐릭터’인 스누피의 인기는 최근 몇 년간 계속 높아져 왔다. 캐릭터가 그려진 담요, 컵, 잠옷 등 관련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 미 데이터업체 로켓리치에 따르면 스누피 등 피너츠 캐릭터의 지식재산권(IP)을 소유한 ‘피너츠 월드와이드’는 올해 약 880만달러(약 116억)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엔 미 적십자사에서 헌혈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스누피 티셔츠를 제공하자 해당 티셔츠를 얻기 위해 혈액을 기부한 이들이 급증하기도 했다.

WSJ는 “스누피는 많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에서 주인공이 됐다”고 전했다. 예컨대 스누피가 다른 등장인물들을 안아주면서 위로를 건네는 장면 등은 소셜미디어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주로 사용된다. 스누피 인기가 올라가면서 애플은 지난 9월 애플워치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며 기본으로 제공하는 배경화면에 스누피 테마를 추가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내세웠다. 2025년엔 애플TV 플러스에선 장편 영화 ‘피너츠’가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소매점 운영회사 CVS에서 13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스누피 인형./CVS

피너츠 홍보 담당자 멜리사 멘타는 성명을 통해 공식 스누피 틱톡 계정은 올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동영상 조회수가 71% 증가했으며, 계정 참여도가 22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기간 이 계정은 약 20만 명의 팔로어가 해당 계정을 구독했다. 멘타는 “Z세대가 헌신적인 팬임을 입증했고 소셜미디어에서 피너츠에 대한 사랑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했다.

스누피를 좋아하는 이들은 스누피가 감정적으로 편안함을 준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익숙한 캐릭터인 만큼 많은 이들에게 친근하게 여겨지고, 동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 레트로 바람이 불면서 펜으로 그린 듯한 단순한 그림체의 피너츠 캐릭터가 다시금 인기를 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신을 스누피 팬이라고 밝힌 미국 30대 희극 배우 에이미 실버버그는 “매년 연휴 때마다 스누피 연휴 특집을 보면서 자랐다”면서 “스누피는 당신과 당신 가족을 연결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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