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 플로리다 주민이 동성애를 주제로 한 책을 손에 쥐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금서(禁書·금지된 책) 전쟁’이 한창인 미국에서 지난 2년간 금서로 지정된 공공 도서관 도서 가운데 절반쯤이 “책을 읽을 권리”를 내세운 학부모나 사서의 이의 제기에 따라 서고로 돌아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P는 2021학년도(2021년 9월~2022년 6월)·2022학년도(2022년 9월~2023년 6월) 29개 주(州) 당국의 444권에 대한 금서 이의 신청 처리 결과를 분석했다. 29개 주는 플로리다·오클라호마·앨라배마 등 50개 주 가운데 주 당국의 금서 지정과 이의 제기가 발생한 곳들이다. 분석 결과 주별 교육 당국은 “금서로 지정할 이유가 없다”며 49%를 도서관 서고로 돌려보냈다. 주로 저자가 유색 인종이거나 인종 차별을 다룬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된 경우다. 흑인 저널리스트 조지 M. 존슨의 흑인 청소년 성장 소설인 ‘올 보이즈 안트 블루(All Boys Aren’t Blue)’도 금서라는 꼬리표를 뗐다. 17%는 미성년 학생들이 보호자의 허락을 받고 대출하는 조건으로 공공 도서관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18%는 검토가 진행 중이고, 나머지 16%는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고로 돌아오지 못한 책은 주로 성 소수자 관련 도서라고 WP는 전했다.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을 뜻하는 ‘LGBTQ’ 이슈가 대선을 앞두고 미국 사회의 가장 논쟁적인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 성향이 강한 플로리다주는 지난해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성 소수자를 다룬 책을 퇴출시키는 안을 통과시킨 데에 이어, 교사들이 성 소수자의 정체성에 관해 아이들에게 말하지 못하게 하는 일명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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