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가 3일(현지시각) '이 작은 나라는 2024년에 가보면 가장 재밌을 곳'이라는 제하로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기사를 실었다./더타임스

영국 유력 일간지인 더 타임스가 올해 관광지로 한국을 추천했다. 특히 서울과 부산 등을 소개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독특하게 섞여 있고, 음식이 싸고 맛있으며, 여행하기 안전한 곳이라고 묘사했다.

더 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이 작은 나라는 2024년에 가보면 가장 재밌을 곳’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는 이 매체 제인 멀커린스 기자가 12박 13일간 영국 한 여행사 초청으로 서울, 부산, 속초, 안동 등을 경험한 여행기가 담겼다.

멀커린스는 한국에서 찜질방, 노래방, 점쟁이, 놀라운 길거리 음식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서울을 벗어나면 영국식 영어가 전혀 들리지 않는 점도 한국 여행의 묘미로 꼽았다.

그는 “요즘 한국이 인기”라며 “11살 대녀가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흥분했는지 모른다. 학교에 자랑하겠다며 ‘한국적인 것’은 뭐든지 가져다 달라고 내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멀커린스 기자는 먼저 부산에서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백화점에 유명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모습을 보고 ‘세계 최대 명품 소비국’의 위상을 느꼈다고 했다. 또 이 건물 1층에 있는 찜질방을 방문했다는 그는 찜질방을 ‘문화 복합공간’이라고 소개하면서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에서 다같이 옷을 벗는 행위는 해방감을 준다”고 했다. 땀을 뺀 뒤에는 후라이드 치킨을 맛봤다고도 언급했다.

또 감천문화마을에서는 자녀들에게 이끌려 방탄소년단(BTS) 관련 장소 순례 중인 세계 각지 여행객을 만났고, 해운대에선 넓은 해변과 술집, 식당, 노래방 등을 둘러봤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경복궁, 조계사, 북촌한옥마을, 광장시장,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등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이 도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풍부하고 독특하게 섞여 있다”고 묘사했다. 광장시장 노점에서 비좁은 테이블에 앉아 녹두전과 떡볶이를 먹었다는 그는 그 밖에 한국의 길거리 음식으로 어묵, 김밥, 족발, 순대, 치킨, 비빔밥, 구운 오징어, 호떡 등을 소개했다.

멀커린스 기자는 “한국에도 나쁜 음식이 있겠지만 한번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기억에 남는 수제비와 김치를 팔고 대부분 음식 가격은 3∼5파운드(5000∼8000원)”라고 말했다. 다만 제대로된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가격이 더 비싸지만 한국식 바비큐 요리도 1인분에 20파운드(약 3만원)를 넘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울 지하철은 요금이 싸고,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하며, 열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승객들이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선다고 했다. 길거리 범죄나 괴롭힘도 없어서 혼자 여행하는 여성으로서 아주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적었다.

영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영국식 억양을 전혀 들을 수 없는 점도 특이점으로 꼽았다. 속초에 대해선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2시간30분 떨어진 동해안 도시’로 소개했다. 설악산과 인근 낙산사를 다녀왔다는 그는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지라 하이킹 여행으로 인기가 좋다”고 했다. 안동에서는 하회마을에 묵었으며 “영어가 전혀 들리지 않는 유적지”라고 소개했다.

멀커린스 기자는 한국에 가기 전에는 한국 전쟁 관련 몇 가지 사실 외에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으나 서울 곳곳을 둘러보며 전후 한국에 관한 이해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비무장지대(DMZ)를 가기엔 시간이 촉박해서 다음에 가기로 했다”며 “대녀에게 내가 갖다준 마른오징어를 먹으면 다음에 데려간다고 했는데, 벌써 시도했을 뿐 아니라 틱톡에도 올렸다”고 말했다.

멀커린스 기자는 한국 지도에 자신이 다녀온 지역을 표시해 삽입했다. 다만 해당 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아쉬움을 남겼다.

더타임스가 한국 관광 홍보 기사에 삽입한 지도.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더타임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