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인 알렉산더 로가트킨이 빵 공장의 생산라인에 놓인 드론을 쳐다보고 있다. /유튜브 Russian Media Monitor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많은 드론을 투입하기 위해 빵 공장까지 동원해 제작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중부에 있는 탐보프 빵 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빵뿐만이 아니다”라며 민간 빵 공장까지 드론 생산에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2월부터 3D 프린터를 사용해 탄소 프레임, 안테나, 카메라 홀더 등 부품을 만들어 소형 드론을 조립해왔다. 3D 프린터로 만들지 못하는 부품들은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이런 방식으로 빵 공장은 한 달에 약 250대의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국영 매체들도 이 빵 공장을 조명한 바 있다. 국영TV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생산 라인에는 갓 구워진 빵과 드론 6대가 놓여있다. 러시아 언론인 알렉산더 로가트킨은 “갓 구운 빵 냄새도 나네요!”라고 말하며 드론 한 대를 들어 냄새를 맡는 시늉을 했다.

빵 공장에서 드론이 생산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방 당국도 주목했다. 탐보프의 제빵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되는 소형 드론을 조립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미국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FT는 전했다.

매체는 “빵 공장은 전쟁이 러시아 경제를 지배하게 되면서 무기 생산에 민간 산업을 참여시키려는 크렘린궁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이 됐다”고 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 무역부는 500개 이상의 경공업 기업이 군용 장비를 제조하도록 전환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 행사에서 “러시아 수십 개 지역의 공장들이 풀가동되고 있다. 오늘날의 상황에서 이는 국방뿐만 아니라 관련 민간 산업에서도 첨단 생산 분야에 참여하도록 하는 추진력을 제공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