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선수들과 인사하는 박항서 감독. /뉴시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3패로 탈락하며 박항서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소환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무 1패로 탈락한 중국 내에서도 ‘동남아시아통’ 박 전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 24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 이라크와 경기에서 2대 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하며 승점 없이 대회를 마쳤다. 베트남은 1차전 일본에 2대 4로, 2차전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0대 1로 패배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며 최전성기를 누렸다고 평가 받는 박 전 감독은 직전 아시안컵 대회에서 베트남을 8강에 올려놓았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 예선에 진출시켰다. 반면, 박 전 감독의 뒤를 이은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번 아시안컵 탈락으로 팬들로부터 사임 압박까지 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트루시에 감독은 베트남 매체 VOV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언론과 팬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며 “베트남 축구협회가 나를 고용하기 전 박항서호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8패를 당했다는 사실을 팬들이 잊었다”고 했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박 전 감독을 즉시 다시 팀으로 불러야 한다’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축구 팬들은 트루시에 감독의 선수 기용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전 감독 당시 핵심 선수 대부분은 30세 미만이고 베트남 리그에서도 정기적으로 뛰고 있으며 많은 국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선수들을 쓰지 않는 이유가 뭔가” “트루시에는 박항서가 남긴 선수를 활용하지 못했다. 박항서 시절 선수들을 기용해 승리하면 사람들이 박항서의 작품이라고 말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베트남 응우옌 딘 박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후 동료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현지 매체 사오 스타는 “박항서 지휘 아래 베트남은 모든 상대팀에게 매우 강력하게 대응했다.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박항서가 말을 많이 하지 않고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임한다는 점”이라며 “상대 전술을 읽고, 선수를 교체하고, 발휘할 적절한 타이밍을 선택하는 것은 박항서가 치밀하게 계산한 것이며, 박항서의 장점은 모든 선수를 조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 “베트남 축구는 누가 뭐라고 해도 박항서 시절이 맞다. 하지만 적어도 트루시에도 변명 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번 아시안컵에 역대 최연소 평균 연령을 자랑하는 대표팀을 데려왔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에 트루시에 감독은 극단적인 리빌딩을 추구했으나 적어도 베테랑 스타들의 능력은 건재했다”라면서 “특히 응우옌 꽝 하이의 경우는 언제라도 자신이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베테랑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중국 대표팀 역시 박항서 전 감독을 눈독 들이고 있다. 중국은 ‘2023 AFC 아시안컵’에서 타지키스탄(0대 0), 레바논(0대 0), 카타르(0대 1)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2무 1패를 기록했다.

중국 ‘즈보 닷컴’은 “중국 대표팀은 정식 감독으로 태국, 싱가포르에 강하고 잘 아는 ‘동남아시아 통’ 박 전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론적으로는 중국 슈퍼리그서 지휘하는 감독을 차출하는 것이 맞다”며 “슈퍼리그 감독으로 위기를 넘긴 후, 정식 감독으로는 베트남으로 중국을 잡은 적이 있는 박 전 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전 감독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자신의 이름을 딴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를 열고 유소년 유망주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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