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가 올린 평양 모습. /텔레그램

북한에서 스키 타는 영상을 올렸던 러시아 여성이 이번에는 평양 거리 곳곳을 산책하는 영상을 올린 뒤 “아름다운 거리”라며 칭찬했다. 여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한 홍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군사협력에 이어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북한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플루언서를 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자신을 빅토리아라고 소개한 러시아 여성은 29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텔레그램에 북한 대도시를 산책하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장소로 ‘평양직할시’가 태그돼 있고 영상 속에 려명거리영화관 등이 나오는 점을 미뤄볼 때 평양 대성구역 려명거리를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빅토리아는 게시물에 “북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를 걸었다” “이곳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갖춘 지역” “근처에는 김일성종합대학도 있다” 등의 멘트를 덧붙였다.

영상을 보면, 빅토리아는 고층 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도시를 거닐며 포즈를 취한다. 차량을 타고 이동하기도 한다. 중간중간 북한 주민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일부 등장하기는 하지만, 도시 규모에 비해 한적한 모습이다. 도로도 텅텅 비어있다. 영상에는 김일성과 김정은의 영생을 비는 ‘영생탑’이 등장하기도 한다.

빅토리아가 올린 평양 모습. /인스타그램
러시아 인플루언서 빅토리아. /더선

일부 네티즌들은 영상이 연출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시물에는 러시아어로 “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느냐”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 맞냐” “차도 사람도 없어 우중충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빅토리아는 지난 9일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 타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넓은 리조트에 다른 방문객은 보이지 않았고, 오직 빅토리아만 있었다. 빅토리아는 “호텔에 체크인하는 것도 매우 편안했다. 객실이 깨끗했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며 “창밖으로 보이는 스키 슬로프의 아름다운 풍경도 마음에 들었다”고 극찬했다.

당시 영국 매체 더선은 해당 영상을 두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북한에서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홍보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 일”이라고 했다. 네티즌들 역시 빅토리아가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과 연결돼 있다거나, 북한에 고용돼 마식령 스키장 홍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빅토리아는 모스크바에 거주하다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같은 달 15일부터 북한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스키장 방문과 평양 산책 이외에도 북한 화폐와 음식 등을 소개하는 게시물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