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라크 바그다드 동부 지역에서 미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불에 탄 차량 주변으로 시민들이 모여있다. /AP 연합뉴스

미군이 7일 드론 공격으로 이라크 내 친(親)이란 무장 단체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을 사살했다. 지난달 27일 이 단체가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자폭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해 미군 3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논의가 평행선을 그리는 가운데, 미군과 일부 무장 단체가 ‘피와 피를 부르는 보복’을 이어가며 중동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이집트·중앙아시아를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 시각으로 오후 9시 30분 미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라크 바그다드에 독자 타격을 했다”며 “미군에 대한 공격을 기획하고 참여한 지휘관을 사살했다”고 했다. AP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 드론이 바그다드 동부 간선도로를 지나던 차량을 정밀 타격하는 방식으로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이번 폭격으로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고 했지만, 이라크 정부에 사전 통지가 이뤄지지 않아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라크 당국자는 카타이브 헤즈볼라 고위 인사 두 명과 운전기사 한 명 등 모두 세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최근 시리아·이라크·요르단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친이란 무장 세력의 공격이 잇따르고 있어 중동 전체가 전화(戰火)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8일 “시리아 동부 미군 기지에 로켓 네 발이 떨어져 미군 헬기가 급히 이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 기지는 4일에도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이 소속된 연합 무장 단체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IRI)’의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과 함께 주둔하던 쿠르드족 민병대 대원 6명이 숨졌다.

잇단 무력 분쟁의 진원이라 할 수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도 지난해 10월 발발 후 수그러들 조짐이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제시한 휴전안에 대한 하마스의 추가 답신을 ‘괴상한 요구’라고 거부한 데 이어 더 강경한 공습을 벼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공세가 미치지 않는 구역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가자지구 남부의 이집트 접경 도시 라파로의 진입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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