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도 어김없이 ‘원샷 국제뉴스’는 찾아왔습니다. 여러분 모두 설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가족·친지분과 즐거운 명절 연휴 잘 보내시고 가정에 행복함이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새해의 진정한 시작은 설부터’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연초를 보내느라 올해 목표를 세우지 못했다면 설 연휴에는 새 마음으로 신년 계획을 잘 세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조선일보 국제부와 함께 국제뉴스도 보시고 상식도 채워가시길 빌겠습니다. 2월 둘째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간추린 ‘원샷 국제뉴스’ 시작하겠습니다.


◇美 대선 양당 선두주자들 ‘녹록치 않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1976년에 2월을 '흑인 역사의 달'로 정한 뒤 매년 이맘때 흑인 삶과 차별의 역사 등을 돌아보는 행사를 개최한다./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치러질 미국의 대선에서 맞붙을 민주당과 공화당의 유력 후보는 역시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이들은 각각 자당의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며 4년 전 대선의 ‘리턴 매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의 선거 전망이 마냥 밝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특히 ‘집토끼’에 해당하는 흑인 유권자의 마음을 얻고자 고심하고 있고, 트럼프 캠프는 사법 리스크가 고민입니다.

실제 지난해 11~12월 AP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성인 50%만이 바이든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1년 7월 조사 때의 86%와 비교해 36%포인트 급락한 수치입니다. 결국 바이든은 중서부 아이오와주에서 대선 경선을 시작했던 민주당의 전통도 바꿨습니다. 첫 경선지를 흑인이 다수 거주하는 남부 주들을 가리키는 ‘딥 사우스(Deep South)’의 하나인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변경한 것입니다.

2020년 미국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럼프는 그간 주장해오던 면책특권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당시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해왔던 트럼프는 일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대법원이 얼마나 신속하게 서류 제출을 요청하고 변론 일정을 잡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을 합니다. 대법관들이 사건을 신속히 심리하면 11월 선거 전 트럼프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재판이 미뤄지고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그가 법무부에 소송을 기각하거나 사면을 요청할 수도 있게 됩니다.

미 대선은 결국 바이든 대 트럼프의 대결로 굳혀질까요? 또 다른 변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래 기사에서 확인해보세요.

☞바이든 美 대통령 첫 경선지에서 압승, 트럼프 대 바이든 ‘리턴 매치’ 국면

☞美 법원 “트럼프 면책특권 인정 안 돼..시민 트럼프로 재판받아라”

☞금리 인하 키 쥔 파월, 美대선 킹메이커로


◇시작된 미국의 보복… 중동 전쟁 확전되나

그래픽=백형선

미군이 7일 드론 공격으로 이라크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을 사살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이 단체가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자폭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해 미군 3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입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논의가 평행선을 그리는 가운데, 미군과 일부 무장단체가 ‘피와 피를 부르는 보복’을 이어가며 중동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미군은 시리아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여러 곳과 이들을 돕기 위해 파견된 이란 혁명 수비대의 해외 작전 조직 쿠드스군도 공습했습니다. 총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공격으로 시리아에선 민병대원 등 23명이 숨졌고, 이라크에선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이란 모두 겉으로는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중동 정세가 통제 불가능한 혼돈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동의 전쟁 상황 아래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美, 바그다드 보복 공습… 親이란 무장 단체 지휘관 표적 사살

☞美, 이틀째 보복 공습… 확전 불씨 되살아나는 중동

☞”이스라엘과 경제 단절하라” 이란, 무슬림 국가들에 촉구


◇세뱃돈 주기 무서워 고향 못 가는 中 직장인

중국의 물가 하락은 중국 수출품의 가격을 하락시켜 전세계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에 기여할 전망이다. 사진은 2024년 1월 11일 중국 상하이의 한 소매점./EPA 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습니다. 8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살펴보면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4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이후 중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 물가까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는 좋지 않은데 춘제(중국 설)은 다가오니 직장인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올해 중국 대도시에서 쿵구이족(恐歸族·귀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세뱃돈이 꼽힐 정도입니다. 누적된 업무 피로, 비싼 교통비, 결혼과 출산 독촉을 제치고 세뱃돈 지출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에선 경우에 따라 세뱃돈 지출이 웬만한 직장인 한 달 월급을 넘기도 한다고 합니다.

☞중국 물가 지수 14년 4개월 만에 최대치인 0.8% 하락… 디플레이션 우려 고조

☞세뱃돈 주기 무서워 고향 못 가는 中직장인

☞경제난에 고기 엄두 못낸다...중국인들, 춘제 다가와도 소비 뚝


◇英 찰스 3세, 즉위 1년여 만에 암 투병

5일 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 찰스 3세(왼쪽) 국왕(75)이 지난달 29일 런던 시내 병원을 나서면서 커밀라 왕비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영국 왕실은 찰스 3세 국왕이 지난주 전립선 비대증 치료 중 암이 발견돼 5일부터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AP 연합뉴스

영국 국왕 찰스 3세(75)가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고 5일 오후 늦게 영국 왕실이 발표했습니다. 2022년 9월 8일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영국의 41대 국왕으로 즉위한지 1년 4개월(515일)만입니다.

찰스 3세가 갑작스런 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그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가 영국 왕실의 전면에 나서게 됐습니다. 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건강이 악화했던 2022년 찰스 3세가 했던 역할이 두 해 만에 윌리엄에게 넘어온 것입니다. 아버지와 비교하면 약 30년 빨리 ‘국왕 대리’ 역할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英 찰스 3세, 즉위 1년여 만에 암 투병

☞英 윌리엄 왕세자, 암 진단 부친 대신 왕실 전면에…‘사랑받는 왕족’ 될까


◇대지진 1년 맞은 튀르키예… 여전히 잠 설치는 사람들

5일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엘비스탄 컨테이너 임시 정착촌 전경./뉴시스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발생한 지 6일로 1년이 됐습니다. 튀르키예에서만 5만3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재민은 1400만명이 넘었습니다. 이재민들은 임시 터전인 컨테이너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전체로 놓고 보면 이런 컨테이너촌이 414개(21만5400동)에 달한다고 합니다. 컨테이너촌이 불편할 것만 같지만 현지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의외였습니다. 지진이 있었던 이후로 고층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약간의 진동만 느껴져도 아파트에서 뛰쳐나오고, 낮은 층 주민들은 심지어 발코니나 창문에서 바로 뛰어내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튀르키예 현장의 목소리 조선일보 국제부 류재민 기자가 직접 찾아가 들어봤습니다.

☞”튀르키예 아파트 주민들 컨테이너 피난민 부러워해”


◇세대·분열 허문 黑白 하모니… 그래미 최고의 명장면

1988년 자작곡 '패스트 카'를 불렀던 흑인 포크 가수 트레이시 채프먼(왼쪽)과 35년 뒤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 히트시킨 백인 컨트리 가수 루크 콤스가 4일 그래미상 시상식 특별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이 노래는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미 언론들은 이날 두 사람이 함께 부른 '패스트 카'를 올해 그래미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이 공연 직후 채프먼이 부른 원곡은 아이튠스 실시간 음원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로이터 뉴스1

66회 그래미상 시상식이 열린 4일. 지난해 미국 대중음악계 컨트리 열풍을 이끈 노래 ‘패스트 카(Fast Car)’를 부른 백인 남자 가수 루크 콤스(34)와 1988년 이 노래를 쓰고 불렀던 흑인 여자 가수 트레이시 채프먼(60)이 한 무대에 섰습니다. 미국 언론은 두 흑백 가수의 공연을 이번 그래미상 시상식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공연에 대한 별도 비평까지 냈고, 이 신문의 음악 비평가 린지 졸라즈는 “문화는 너무 자주 우리를 분열시키는데, 채프먼과 콤스가 미국에 ‘화합’이라는 아주 드문 선물을 안겨줬다”고 했습니다. 미 언론과 비평가들은 ‘패스트 카’의 원곡이 사랑받고 잊혔다가 뒤늦게 재조명되는 과정에는,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극심한 인종·계층 간 분열, 그리고 화합과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평가합니다.

☞세대·분열 허문 黑白 하모니… 그래미 최고의 명장면


◇'아프리카 민주주의 모범생’ 세네갈 대혼란

5일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국회 앞에서 시위대가 행진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프리카의 모범적 민주주의 국가로 꼽히는 세네갈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현직 대통령이 코앞에 닥친 대선을 전격 연기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정치 불안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3일 마키 살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선 연기 방침을 밝히고 의회가 이틀만에 이를 통과시키자 세네갈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5일 수도 다카르에서만 수만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가두 행진을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했습니다. 세네갈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 차단 조치까지 취했습니다.

지난 2012년 집권해 재선에 성공한 살 대통령은 연임 제한 규정 때문에 오는 4월 물러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선이 연기되면서 최소 8개월 권좌에 앉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는 3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대선이 전격 연기되면서 일각에서는 초법적 조치로 독재자로 변모해 간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민주주의 모범생’ 세네갈 대혼란


이번주 저희가 준비한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희는 다음주 토요일 2월 16일에 돌아오겠습니다. 남은 설 연휴 잘 보내시고, 귀경길 안전운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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