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00분35초에 달리며 신기록을 세운 케냐의 켈빈 킵툼./AFP 연합뉴스

세계 마라톤 신기록 보유자인 켈빈 킵툼(24)이 고향 케냐에서 사고로 사망했다고 CNN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킵툼은 전날 밤 11시쯤 케냐 리프트밸리 지역 엘도렛 인근 도로에서 도요타 차량을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당시 함께 차량에 탑승해 있던 르완다 출신의 코치 제르바이스 하키지마나(36)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 다른 탑승자는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현지 경찰은 “킵툼이 몰던 차량이 통제를 잃고 도로를 이탈해 60m 떨어진 도랑에 빠지면서 큰 나무를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킵툼은 지난해 10월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00분35초에 달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100m를 평균 17.1초에 뛴 셈이다. 이 기록은 지난주 세계육상연맹에 의해 승인됐다. 종전 엘리우드 킵초게(39·케냐)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01분09초를 34초 앞당겼다.

킵툼은 킵초게 이후 인류의 숙원인 ‘서브 2′(2시간 이내에 풀코스 완주)를 달성할 1순위로 꼽혔다. 하프마라톤(21.0975㎞)을 주로 뛰던 킵툼은 풀코스에 데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신기록을 내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22년 12월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첫선을 보여 2시간01분53초를 기록했다. 이듬해 4월 런던 마라톤에선 2시간01분25초로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개인 세 번째 풀코스 경주였던 시카고 마라톤 대회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

킵툼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시골 마을 쳅사모 출신이다. 염소와 양을 키우며 살던 그는 케냐로 마라톤 전지훈련을 온 선수들 뒤를 따라 달리며 마라톤을 배웠다. 마라톤 트랙이 없어 맨발로 도로를 뛰었다.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은 건 2019년부터다. 첫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때도 신발을 살 여유가 없어 빌린 신발을 신고 뛴 것으로 알려졌다.

세바스탄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놀라운 유산을 남긴 놀라운 선수를 우리는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며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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