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울버햄튼의 경기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의 유니폼을 절반씩 붙인 '반반 유니폼'을 입고 있던 한 여성 팬이 주목을 받았다. / 엑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와 황희찬이 뛰고 있는 울버햄튼의 경기가 열린 관중석에서 두 선수의 유니폼을 절반씩 붙인 ‘반반 유니폼’을 입고 있던 한 여성 팬이 주목을 받았다. 이 모습은 축구 관련 엑스(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는데 “불쾌하다”는 비판과 “문제가 없다”는 옹호론이 팽팽했다.

팬들이 운영하는 비공식 프리미어리그 팬페이지 ‘EPL Bible’은 19일 엑스를 통해 이런 유니폼을 입은 한 여성 팬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이 모습은 18일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 중 관중석에서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리폼한 유니폼의 뒷모습 기준 왼쪽은 황희찬의 노란색 울버햄튼 유니폼이고, 오른쪽은 손흥민의 흰색 토트넘 유니폼이었다. 뒷모습을 보면 황희찬의 등번호 11번의 앞자리 ‘1′과 손흥민의 등번호 ‘7′이 합쳐져 ‘17′이라는 숫자가 만들어졌고, 황희찬의 ‘HEE’와 손흥민(Son)의 ‘N’이라는 이니셜도 새겨져 있었다.

이 페이지 운영자는 “이 유니폼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제가 축구 경기장에서 본 것 중 최악”이라는 평을 달았다. ‘스퍼스 아미(Spurs Army)’라는 엑스 계정에도 이 유니폼 사진이 올라왔는데, 계정 운영자는 사진에 “영구 정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언급을 덧붙였다. 이처럼 유니폼은 일부 축구 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국인은 손흥민 선수만 좋아하고 토트넘을 존중하지 않는다” “토트넘 팀과 팬들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다른 팬들은 “그런 시각은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 본인이 직접 티켓을 사서 양 선수를 응원하는 자유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프리미어리그에는 한국 선수가 많지 않다. 두 사람이 함께 뛰는 날은 한국인을 위한 축제나 다름 없다. 뭐가 문제인가” “자기 나라 선수를 응원하러 온 팬을 왜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건가” “두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이 이해된다” 등의 의견을 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여성 팬으로 보이는 네티즌은 “관광객이 아니라 영국에 사는 사람이며, 곧 귀국 예정”이라며 “마침 마지막 경기가 코리안 더비라서 영국 친구들이 이별 선물로 티켓도 구해주고 유니폼도 만들어줘서 입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도 걱정이 되어서 가기 전에 주변 축구 팬에게 물어봤는데, 아스널 같은 런던 라이벌 팀이 아니라서 괜찮다며 재밌게 생각할 거라고 해서 입고 간 것”이라며 “시큐리티에게 미리 보여주고 입장했고, 시큐리티 직원도, 경기장 직원도 다들 보고 좋아해 줬는데 이렇게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자리에서는 토트넘만 응원했고 험악한 분위기 아니었다. 토트넘 팬이나 울버햄튼 팬들도 다들 웃으면서 좋아해 줬다”고 덧붙였다.

아쉬움 남긴 '손·황 더비' - EPL 울버햄프턴 황희찬(맨 왼쪽)이 18일 토트넘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동료 주앙 고메스를 축하해주고 있다. 울버햄프턴이 2대1로 이겼다. /로이터 뉴스1

토트넘은 18일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홈경기 울버햄튼전에서 1대 2로 패배했다. 이 경기는 아시안컵 직후 손흥민과 황희찬의 선발 복귀전이자 코리안 더비로 한국 팬의 관심을 모았다.

손흥민은 90분 풀타임 뛰었고, 황희찬은 선발출전해 후반 42분 교체됐다. 두 선수는 경기 후 포옹을 나누고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상한 손가락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임한 손흥민은 황희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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