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 /AP연합뉴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이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방송인을 ‘남성’이라고 지칭했다가 고소당했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뉴스진행자인 인디아 윌러비는 지난 4일 롤링에 대한 고소장을 노섬브리아 경찰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롤링이 자신의 엑스 계정에 쓴 글에서 윌러비를 ‘그’라고 지칭한 데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윌러비는 독립 언론 매체인 바이라인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법적으로 인정받은 여성이고, 롤링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나를 남성으로 칭했다”며 “이건 평등법과 성인지법 위반이며 증오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롤링이 뭐라고 말하든 나는 여성이다. 내 출생 증명서, 여권 등 모든 서류에 여성이라고 적혀있다”며 “롤링이 고의적으로 나를 잘못 지칭하는 것은 매우 모욕적”이라고 했다.

롤링은 윌러비의 인터뷰를 자신에 엑스 계정에 공유하며 “젠더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듯 하다”며 “그가 여성이라고 믿는 척하도록 강요하는 법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범죄다”라며 “나는 윌러비가 분노 상태에 놓인 남성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적인 예라고 경찰에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롤링은 그동안 성전환자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 왔다. 그를 두고 “트랜스젠더 혐오자” “성전환 여성을 배제하는 급진 페미니스트”라는 비판이 이어졌으나 롤링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롤링의 이 같은 발언 때문에 그의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등을 돌렸다. ‘해리포터’ 영화에서 해리 포터 역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역의 배우 엠마 왓슨은 “성전환 여성도 여성”이라며 롤링의 발언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