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러시아에서 발견된 여성 4명의 유해 발굴 현장과 그곳에서 발견된 금장식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유해들이 아마존 왕국의 여전사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러시아과학고고학아카데미연구소 홈페이지

그리스 신화 속 여전사들로 이루어진 전설의 부족 ‘아마존’(Amazon) 왕국이 실재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적이 발굴됐다. 활과 창을 능숙하게 다룬 듯한 여성 유해가 발견된 것이다.

24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유해는 아제르바이잔 나흐츠반에 있는 청동기 시대 공동묘지에서 나왔다.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화살촉과 청동 단검은 물론 철퇴 모양 무기인 전곤(戰棍)까지 함께 묻혀 있었다. 적색 보석 홍옥수로 만들어진 목걸이도 발견됐는데, 전문가들은 무덤의 주인이 생전 높은 지위의 여성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고고학계에서는 해당 유해가 4000여 년 전 살았던 여성이며 아마존 왕국 여전사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쟁과 군인의 신 아레스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 부족은 12세기 트로이 전쟁 시기 존재했다고 전해진다. 다만 그 존재를 뒷받침할 유적 등은 발견된 바 없어 ‘신화 속 전사들’로만 불려 왔다.

특이하게도 구성원 모두가 여성인 단일성별사회다. 종족 보존을 위해서는 이웃 부족 남성들을 납치해 아기를 낳은 뒤 죽이거나 돌려보냈다고 한다. 태어난 아기 역시 여성일 때만 거뒀다. 왕국명은 고대 그리스어를 결합해 만든 ‘가슴이 없다’는 의미라는 설이 유력한데, 아마존 전사 ‘아마조네스’는 활과 창을 잘 다루기 위해 한쪽 가슴을 도려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야말로 전쟁을 즐겼던 아마조네스는 이웃 부족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이기도 했다.

사학자인 베타니 휴즈는 “이번 발견은 고대 그리스 전설과 신화 뒤에 진실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러시아,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여러 차례 발굴된 여성 유해들의 모습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모두 이번처럼 활과 화살을 광범위하게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2019년 화살촉과 창이 함께 묻힌 여전사 4명의 유해가, 2017년 다리에 화살촉이 박혀 숨진 여성의 유해가, 1990년대 초 단검에 찔려 죽은 여성의 유해가 나왔다”며 “발굴된 유해들에서는 화살을 너무 많이 사용해 뒤틀린 손가락과 승마로 인해 벌어진 골반이 공통으로 관찰됐다. 꾸준히 말을 타고 활쏘기를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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