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가 지난 3월 20일 도쿄 가쿠슈인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愛子·22) 공주가 처음으로 이상형에 대해 밝혀 현지에서 관심을 모았다.

2일 일본 NHK 등에 따르면 아이코 공주는 전날 일본 적십자사에 입사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서면으로 답했다.

아이코 공주는 2021년 성년식 때 자신의 결혼에 대해 “아직 멀었다”고만 말했다. 현재 결혼관에 대해 묻자 “성년 기자회견 후 2년이 지났지만 결혼에 대한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했다. 이상형에 대해서는 “함께 있을 때 서로가 웃을 수 있는 관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결혼에 대해 조언해 주는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부모님으로부터 구체적인 조언을 받은 적은 없지만, 부모님처럼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관계가 참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자들은 “지금까지 마음을 움직인 만남이 있었나”라며 아이코 공주의 연애사도 물었다. 그는 “가슴 뭉클한 만남이라고 하면 과장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지금까지의 모든 만남이 제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 소중한 보물이었고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만남에 기쁨을 느끼며 하나하나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했다.

일왕 부부와 딸 아이코 공주가 나란히 앉아 웃고 있는 모습. 일본 왕실 인스타그램 계정이 개설된 후 처음 올라온 사진이다. /인스타그램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는 겸손한 성격과 소박한 모습 등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국 1% 안에 드는 우수한 학업 성적을 보였고, 2021년 성인식에서는 고모의 티아라(작은 왕관)를 빌려 쓰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성년을 맞는 일본 왕족 여성은 티아라를 맞추는 것이 관례다. 왕실 예산으로 제작되는데, 먼저 성년식을 치른 아이코의 사촌 마코는 2011년 2856만엔(약 2억6000만원), 가코는 2014년 2793만엔(2억 5000만원)짜리 티아라를 장만했다. 사촌들과 다르게 아이코 공주는 코로나로 일본이 어려운 상황에서 본인 때문에 세금을 낭비할 수 없다며 자신만의 티아라를 제작하지 않았다.

현재 일본 왕실은 남성만이 대를 이을 수 있다. 나루히토 일왕에게는 아들이 없기 때문에 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가 1순위, 그의 막내아들 히사히토가 2순위로 왕위를 계승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보다는 아이코가 왕위를 계승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9년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여성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76%에 달했다. 2021년 교도통신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여성 일왕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82%였다.

기자들은 아이코 공주에게 “안정적인 왕위 계승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왕실의 미래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아이코 공주는 “왕족의 수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는 건 알지만, 제도에 관한 사항에 대해 제가 발언하는 것은 삼가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저 자신은 그런 가운데서도 하나하나의 직무에 정중하게 임하고, 부모님과 다른 왕족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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