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나발니가 2018년 5월 블라디미르 푸틴의 네 번째 대통령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모스크바에서 열린 반푸틴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모습. '애국자'라는 제목의 나발니의 회고록이 오는 10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AFP 연합뉴스

지난 2월 16일 시베리아 오지의 교도소에 수감 중 의문사한 러시아 민주화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생전에 회고록을 써서 남긴 것이 11일 뒤늦게 밝혀졌다. 오는 가을 러시아어는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로 출간될 예정이다.

미국 출판사 크노프(Knopf)는 이날 “나발니의 회고록 ‘패트리엇(Patriot·애국자)’이 10월 22일 출간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출판사 측은 “이 책은 나발니가 세계에 남기는 마지막 편지”라며 “2020년 자신에 대한 독살 시도와 잔혹한 러시아 수용소의 삶, 러시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헌신, 또 자신의 젊은 시절과 결혼·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 그의 인생 전체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회고록에는 나발니의 수감 생활 기록과 그가 투옥 중 주고받은 서신도 포함될 예정이다.

우선 초판 50만 부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총 11개 언어로 동시에 나올 예정이다. 다만 러시아에서 이 책이 판매될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나발니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극단주의 유포 등의 혐의로 고발당해 30년 이상의 징역형 판결을 받았다. 따라서 나발니의 회고록 역시 ‘불온 서적’으로 분류돼 출간이 금지될 수 있다.

책 제목은 ‘과연 누가 러시아의 진정한 애국자인가’를 묻는 의미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투쟁 대상이자, 그를 암살했다는 의혹을 받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억압에 맞서, 러시아의 영광을 위해 투쟁하는 진짜 애국자’란 이미지를 내세우며 종신 독재를 강화해 온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발니는 2000년대 초부터 푸틴과 주변인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그의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반(反)정부 시위를 이끌면서 러시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발니는 2020년 (독극물인) 노비촉 중독 증세로 독일에 입원한 이후로 책을 쓰기 시작해, 이듬해 러시아에 돌아와 투옥된 이후에도 집필을 이어 나갔다”고 전했다. 현재 나발니가 쓴 회고록 초안을 바탕으로 나발나야와 출판사가 협력해 원고를 마무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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