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도네시아 누산타라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참모들의 대통령궁 건설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세계 4위 인구 대국(2억7753만명) 인도네시아가 오는 8월 독립기념일에 맞춰 천도(遷都)를 단행한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5일 새 수도 누산타라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79주년 독립기념일(8월 17일)에 맞춰 누산타라를 공식 수도로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천도 계획을 발표한 지 5년 만이다.

조코위는 이날 새 대통령실 등 주요 행정 기관과 기반 시설 건설 현장을 둘러본 뒤 “수도 이전 1단계 작업이 80% 정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천도에 앞서 다음 달에 누산타라에서 집무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항공 관문 역할을 할 공항도 8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누산타라는 자바섬에 위치한 현 수도 자카르타에서 북동쪽으로 1200㎞ 떨어진 보르네오섬 정글 지대에 있다.

인도네시아가 수도 이전을 추진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기후 변화’다. 자카르타는 광역권을 합쳐 3000만명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인데, 인구 과밀화와 해수면 상승 문제로 지반 침하 문제가 심각하다. 본래 바다였던 곳에 흙이 퇴적돼 형성된 도시라 면적의 60% 이상이 해수면 아래에 있다. 북부 수면이 연간 8㎜씩 상승하고,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지반이 가라앉으면서 2030년에는 북부 자카르타의 약 90%가 해수면 아래로 잠길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누산타라의 총 면적(2561㎢)은 자카르타의 네 배, 미국 뉴욕의 두 배 규모다. 천도는 2045년까지 5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다만 정치·경제·외교 기능이 밀집한 자카르타의 기능을 온전히 옮기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글지대에 도시를 건설하면서 고유한 방식으로 살아온 보르네오섬의 원주민과 오랑우탄 등 멸종위기종 동물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는 비난, 막대한 이전·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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