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현상이 강타한 19일 미국 뉴욕 맨해튼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한 남성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UPI 연합뉴스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에서 ‘열돔(Heat Dome·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것)’ 현상으로 인한 최악의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 정부는 미국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1억5000만명이 이번 폭염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고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19일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당국은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19개 주(州)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

WP는 “상대적으로 위도가 높은 북동부에 있는 버몬트주, 뉴햄프셔주, 메인주 등 같은 지역의 폭염이 가장 극심해, 오히려 남부 플로리다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했다.

메인주의 카리부에선 이날 오후 35.6도를 찍으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뉴햄프셔의 맨체스터에서도 한낮 기온이 섭씨 36.1도에 달하면서 1967년 기록(34.4도)을 넘어섰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 다른 지역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다. 평년보다 약 10~15도 높은 수치다.

미국은 열돔 현상, 그리스는 낮에 관광지 폐쇄, 쿠웨이트는 47도 -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등지에서는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가둬두는 '열돔 현상'으로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19일 미국 워싱턴 DC의 조지타운 워터프런트 공원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왼쪽 사진). 가운데 사진은 이달 들어 폭염이 이어져 일부 관광지가 일시 폐쇄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뙤약볕에 양산을 쓰고 지나가는 관광객의 모습을 지난 12일 촬영한 것. 오른쪽 사진은 19일 중동 쿠웨이트의 정부 전력 관제탑에 설치된 전광판에 섭씨 47도 온도가 표시된 모습. /로이터·AP·AFP 연합뉴스

뉴욕 맨해튼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이미 최근 며칠 동안 한낮 온도가 32.2를 넘기는 날이 계속된 데다, 앞으로도 5일 넘게 이상 고온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1988년 6월 이후 뉴욕에선 5일 연속 섭씨 32도를 넘긴 적이 없었지만, 올해 상황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CNN은 “이번 주 더위로 각종 건강 이상을 겪고 응급실에 온 환자 수는 이전 주의 두 배가 넘는다”고 했다.

뉴욕시는 비상이 걸렸다. 원래도 뉴욕에선 여름철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지는 이들이 매년 350명쯤 된다. 18일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냉방 시설이 갖춰진 쿨링 센터 수백 곳을 맨해튼 곳곳에 열겠다”고 했다. 저소득층에게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에어컨을 나눠준다는 계획도 밝혔다.

북반구의 다른 나라들도 불볕 더위에 시달리는 것은 비슷하다. 중동 쿠웨이트에선 지난 19일 한낮 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치솟았다. 이슬람 연례 순례 행사 ‘하지’가 열리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지역에서도 한낮 기온이 50도에 육박,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다. AFP에 따르면 하지 순례객 중 사망한 이들은 이미 1000명을 넘겼다. 대다수는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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