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강모씨(20)./플로리다주 나소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온라인 게임을 하다 다툰 상대방을 찾아가 둔기로 폭행한 미국의 20대 한인 남성이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26일(현지시각) 미국 abc뉴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나소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지난 23일 한인 남성 강모(20)씨를 2급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뉴저지주 뉴어크에 거주하는 강씨는 최근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을 하던 중 평소 함께 게임을 해오던 게임 플레이어와 시비가 붙었다.

온라인상으로 말다툼을 주고받던 강씨는 상대방을 직접 대면해 다투는 이른바 ‘현피(현실 플레이어킬의 줄임말)’를 실행하기 위해 지난 21일 피해자의 집이 위치한 플로리다주를 찾아갔다. 뉴저지와 플로리다는 약 1600㎞ 떨어진 거리로, 비행기로도 2시간30분이 걸린다.

비행기를 타고 플로리다에 도착한 강씨는 인근 철물점에 들러 망치와 손전등 등 범행 도구를 구입했다.

호텔에 머무르며 범행 기회를 엿본 강씨는 23일 새벽 검은색 옷과 장갑, 마스크를 착용한 채 페르난디나 비치 인근에 위치한 피해자 집에 침입했다. 강씨는 피해자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나자 범행도구로 그를 폭행했다.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했다.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피해자의 의붓아버지는 곧장 강씨의 범행도구를 뺏고 경찰에 신고했다.

범행 현장에 놓인 범행 도구./플로리다주 나소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 집 입구와 피해자의 침실에서 상당량의 혈흔을 발견했다. 곧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쓰러진 피해자를 발견해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 피해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2급 살인 미수 및 무장 강도 등으로 기소돼 나소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강씨는 폭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피해자가 “온라인에서 나쁜 사람”이라고 답했으며, 경찰에 자신의 형량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등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상 상호작용이 현실 세계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범죄 우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사건”이라며 “의심스러운 온라인상 갈등이 있다면 당국에 신고하고 항상 자택의 문단속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