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회의원 골리즈 가라만이 웰링턴의 한 의류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 모습. /뉴질랜드헤럴드 유튜브

명품 옷을 절도해 의원직에서 물러난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8일(현지시각) 뉴질랜드 헤럴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클랜드 지방법원은 절도 혐의로 기소된 골리즈 가라만(43)을 유죄로 판단하고 1600뉴질랜드 달러(약 134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재판을 맡은 준 젤러스 판사는 가라만 전 의원이 초범이고 훔친 물건을 보상했으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가라만 전 의원은 지난 27일 현지매체와 인터뷰에서 “(절도 행위는) 자기 파괴 행위였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과 해를 끼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문제가 있다. 도와달라. 그만두겠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가라만은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난 뒤, 1990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피해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망명했다. 그는 오클랜드에서 법학과 사학을 공부했고, 이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인권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2년간 국제 형사재판소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2017년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2020‧2023년 총선에서 당선돼 녹색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뉴질랜드 국회의원 골리즈 가라만이 웰링턴의 한 의류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 모습. /뉴질랜드헤럴드 유튜브

그는 작년 웰링턴의 한 고급 의류 소매점과 오클랜드의 고급 의류 매장에서 각각 한 차례씩 물건을 훔친 사실이 적발되자, 의원직을 사임했다. 그는 당시 성명을 통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으며, 내 행동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