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첫 TV 토론회가 27일 저녁 9시(한국 시각 오전 10시)에 열린 가운데, 두 대선 후보의 태도가 이전과 사뭇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토론에 자신감을 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말을 더듬고 기침을 하는 등 불안정한 태도를 보인 반면, 지난 대선 토론 당시 끼어들기와 막말 등을 일삼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캠프는 지난 대선 토론처럼 트럼프가 발언 도중 끼어들 것을 우려해 바이든의 발언 도중 트럼프의 마이크를 끌 것을 요구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느긋하게 앉아 즐기고 있는 것처럼 토론에 임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날 토론에 앞서 “트럼프의 최측근들은 이전 토론처럼 화를 내거나 막말하는 모습을 보여선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며 “토론에서 흥분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태도는 180도로 돌변했지만, 트럼프는 이번에도 거짓 주장을 이어갔다. 트럼프가 토론에서 “포르노 배우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발언하자, 워싱턴포스트는 “한 대선 후보(트럼프)는 (성추문 입막음과 관련한) 유죄 평결을 받고도 토론 자리에서 이를 부정했다”며 “미국의 정치 수준이 이 정도라는 걸 인정하자”고 했다. AP통신은 트럼프가 경제, 낙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등의 문제에 대해 거짓으로 반박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은 토론 내내 횡설수설하는 등 고령 이슈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NYT는 “바이든이 말을 자주 더듬고 빨리 말하는 탓에 그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쉰 목소리로 기조연설을 시작했으며, 목을 가다듬기 위해 두 차례 기침을 하기도 했다. AP통신도 “첫 30분 동안 바이든은 자신의 정책과 관련 지표를 변호하면서 두서 없는 답변을 늘어놓았고, 때때로 뒤로 물러나는 태도를 취했다”고 했다.

바이든이 고전하자 민주당 지지자들도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NYT는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40명의 민주당원이 모여서 대선 토론을 시청한 현장 분위기가 “암울한 절망으로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대선 토론을 시청한 낸시 반 루벤 전 교수는 “중요한 건 바이든이 더 늙어보인다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비록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지만 믿음직스럽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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