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본지와 인터뷰를 한 찰스 랭글 전 하원의원. /윤주헌 특파원

“역대 대선 토론 중 지난 목요일이 가장 충격적이고 당황스러웠습니다.” 미국 의회 출신으로 6·25 전쟁 ‘4대 참전 용사’ 중 유일한 생존자인 찰스 랭글(94) 전 하원의원이 3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회 답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랭글은 민주당 소속으로 1971년부터 2017년까지 미 뉴욕 할렘에서 연방 하원 의원(23선)을 지낸 미 정가 최고참에 속한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뉴욕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한 후보는 진실과 도덕성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 명은 너무 혼란스러워 보였기 때문에 사회자에게 답변할 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또한 답변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토론에서 바이든의 발언에 너무 문제가 많았다”면서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스토미 대니얼스 사건(성추문 입막음 의혹)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배심원 전원일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7월 11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그렇지만 랭글은 바이든을 교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양당 지지자들이 각 당에서 출마한 후보자들을 결국 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랭글은 토론회 다음 날인 28일 바이든이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에서 한 유세에 대해 “그는 너무 정확하고 명료했고 연두교서 연설 때보다 더 잘했다”면서 “‘도대체 바이든은 (토론 중에) 어디에 있었던 걸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뉴욕포스트는 “랭글은 바이든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했다. 또 “대부분의 주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결점에도 자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감옥에 있어도 공화당원들은 그에게 투표할 것이고 바이든이 양로원에 있어도 민주당원들은 그에게 한표를 줄 것”이라고 했다.

1930년생인 랭글은 20세에 6·25 참전한 지한파(知韓波) 의원이다.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에) 전쟁이 아닌 평화를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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