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각) 프랑스 북부 에냉보몽에서 극우 성향 국민연합(RN) 지지자들이 총선 1차 투표 결과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이날 치러진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RN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AP 연합뉴스

유럽의 극우 성향 정당들은 ‘극우(far-right)’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리기엔 다양한 성향과 스펙트럼을 보인다. 가장 극단적 형태를 보이는 것은 ‘네오파시즘’ 정당들이다. 이들은 백인 우월주의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반(反)유대주의 등을 공공연히 드러내며 과거 나치류의 독재나 전체주의·권위주의적 통치를 합리화한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화됐기 때문에 현재는 이런 입장의 공당(公黨)을 찾기는 쉽지 않다.

최근 ‘극우’로 불리는 정당의 다수를 이루는 것이 민족주의 기반의 극우 성향 혹은 강경 우파 정당들이다. 합법적 공당으로 적나라한 인종주의적 요소를 민족·국가주의로 대체하고, 우익 포퓰리즘적 특성을 보인다. 반이민, 반유럽연합(EU), 반세계화 등을 내세우며 경제 주권을 강조한다. 다만 이민자라고 해도 자국 문화를 수용하고 순응하는 이들은 용인한다. 프랑스 국민연합(RN), 스웨덴 민주당 등이 대체로 이런 성향이다. 그러나 나치 미화, 이민자 추방 계획 등으로 물의를 빚은 ‘독일을 위한 대안(AfD)’처럼, 제도권에 머물기 위해 차별·배타적 이념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본질적으로는 인종차별적인 전체주의 성향이란 의심을 받는 정당도 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가치를 강조하기도 한다. 남녀 간 결혼과 다자녀로 이뤄진 전통적 가정을 중시하고, 동성애와 성전환을 혐오하며, 낙태에 반대한다. 때로 권위주의적 면모도 보인다. 이들은 진보의 ‘정치적 올바름’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건강한 사회를 파괴하고 타락시킨다고 본다. 이탈리아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이런 입장이다.

폴란드의 법과정의당, 헝가리 오르반 빅토르 총리의 피데스(Fidesz)당 등은 선거 때는 드러내지 않다가 정권을 잡은 후 민족과 국가, ‘국민의 뜻’을 내세워 민주적 정치 체제와 과정을 파괴했다며 더 극단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