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TV 토론 이후 불거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을 놓고 백악관 브리핑 도중 대변인과 기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발단은 8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였다. NYT는 백악관 출입 기록을 입수, 국립 월터 리드 군 의료센터의 신경과 전문의 케빈 캐너드가 지난해 여름부터 올봄까지 8개월간 8차례에 걸쳐 백악관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월터 리드에서 20년간 근무한 캐너드 박사는 운동 장애를 전문으로 하는 파킨슨병 전문가로 알려졌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퇴화해 대뇌의 신경 전달 물질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NYT는 “캐너드 박사가 백악관에 간 이유는 지금으로선 알려진 바가 없다”며 “캐너드 박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는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무관한 회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커린 전파애오 백악관 대변인이 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자 이날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질문이 백악관 브리핑 시간에 쏟아졌다. 하지만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이 ‘보안상의 이유’를 내세워 방문자가 캐너드 박사가 맞는지, 방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하며 언쟁이 시작됐다. CBS뉴스 백악관 출입기자 에드 오키프는 “(대변인이) 아주 기본적이고 직접적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있다”며 방문 이유를 큰소리로 거듭 질문해 잔피에어 대변인을 다그쳤고, 잔피에어 역시 언성을 높이며 “바이든 대통령이 매년 정기 검진 때마다 총 3번 신경과 의사를 만났다는 사실 이상은 답할 수 없다”고 맞섰다.

논쟁 이후 잔피에어 대변인은 “브리핑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불쾌함을 느낀다. 이건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에 대해 매우 명확하게 말하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끊이지 않는 후보 사퇴 요구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의지를 재차 밝혔다. 바이든은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언론과 다른 곳의 모든 추측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까지 선거를 치르고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굳게 결심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기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날 MSNBC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모닝 조’ 인터뷰에선 “내가 선거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엘리트들’ 때문에 너무 좌절하고 있다”며 사퇴를 종용하는 인사들을 향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전당대회에서 나에게 도전해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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