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이후 온라인에서는 가짜뉴스가 급속도로 퍼졌다.

14일(현지시각) 미국 NBC는 “트럼프 총격 사건 직후 자세한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허위 주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격 사건 이후 미국 엑스(X)의 실시간 트렌드에는 ‘트럼프’와 ‘비밀경호국’이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그다음 단어는 ‘안티파(Antifa)’였다. ‘안티 파시스트 액션(Anti-Fascist Action)’의 줄임말로, 파시즘‧백인우월주의‧네오나치 등의 극우세력에 대항하는 급좌파 집단을 칭한다.

13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월스트리트 실버’는 “버틀러 경찰이 트럼프 총격범으로 안티파 멤버인 마크 바이올렛(Mark Violets)을 체포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마크 바이올렛의 사진도 온라인에 확산했다. 선글라스와 검은 모자를 쓴 남성이 트럼프 공격 전 유튜브에 “정의가 다가오고 있다”는 영상을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팔로워 8만8000명을 보유한 엑스(X) 계정에 올라온 트럼프 총격범 가짜뉴스. 올라온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6만명이 조회했다. /X(옛 트위터)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총격범으로 지목된 남성은 축구 관련 브이로그를 올리는 이탈리아 유튜버 마르코 비올리(Marco Violi)였다. 그러나 이미 비올리를 트럼프 총격범으로 오인한 네티즌들은 그의 유튜브 영상에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비올리는 유튜브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비올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은 총격범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피격 상황에 연루된 것을 강력히 부인한다”며 “한밤중(정확히 이탈리아 시각으로 새벽 2시)에 인스타그램과 X에서 받은 많은 알림 때문에 깨어났다. 나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었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후 비올리를 총격범으로 저격했던 계정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글을 삭제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총격 사건이 연출되었다는 음모론도 확산했다. ‘연출된(Staged)’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게시물은 사건 발생 한 시간 만에 30만건 가까이 올라왔다. 다른 X 계정은 “트럼프가 이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 CIA와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유명 민주당 및 공화당 의원들의 이름을 공유해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NBC는 “이러한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13일 미국 펜실베이아 유세 중 피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총격한 범인이 펜실베이니아 출신 20세 남성임을 확인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다만 수사 당국은 이외의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다. FBI 특수요원 케빈 로젝은 “오늘 저녁,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라고 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살해당한 총격 용의자는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았다. 사진만으로 그의 신원 조회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관들이 범인의 신원과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포스트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 남성 이름이 토머스 매튜 크룩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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