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의 ‘귀에 붕대를 맨 자화상’을 패러디 한 트럼프 전 대통령 밈. /X(옛 트위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당시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해외 네티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을 따 밈(meme)을 만드는가 하면, 피를 흘리는 그의 사진을 인쇄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오후 6시15분쯤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에서 연설을 하던 중 날아온 총알에 맞았다. 총알은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고, 트럼프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세에 참석한 지지자 한 명이 목숨을 잃고 두 명은 중상을 입었다.

트럼프 밈. /엑스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 온라인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피격 당시의 사진이나 목격자 증언, 사살된 총격범의 정보가 공유된 것은 물론이고, 피격당한 트럼프를 빗댄 다양한 밈이 생성됐다.

영화 '매트릭스' 패러디 밈. /X(옛 트위터)

그중 가장 화제가 된 건 네덜란드 후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귀에 붕대를 맨 자화상’을 패러디 한 밈이다. 고흐는 자신의 왼쪽 귓불을 자른 뒤 붕대를 감은 채로 이 그림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귀에 총상을 입은 트럼프를 고흐에 빗대 그림에 그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다. 해당 사진은 엑스(옛 트위터)의 한 게시물에서만 600만회 넘게 조회됐고, 이후 빠르게 확산했다.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진 트럼프를 나타내는 밈. /엑스

또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림보를 하듯 허리를 재껴 총알을 피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밈도 나왔다. 기적처럼 목숨을 구한 트럼프가 아슬아슬하게 치명상을 피했다는 의미가 담겼다.

트럼프 만화 '심슨 가족' 패러디 밈. /엑스

이외에도 트럼프 오른쪽 귀 윗부분에 구멍을 뚫은 열쇠고리,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장면, 예수가 그의 뒤에 서 있는 사진 등 다양한 사진이 공유됐다.

트럼프의 오른쪽 귀 윗부분을 뚫어 만든 열쇠고리. /X(옛 트위터)

밈뿐만 아니라 피흘리는 트럼프 사진을 이용한 상품도 여럿 등장했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수공예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엣시(Etsy)에서 ‘도널드 트럼프 암살’ 키워드를 검색하면 포스터와 티셔츠, 모자 등 1000개 이상의 결과가 나온다. 이날 정오 기준 아마존의 최다 판매 의류 제품 중 두 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총격 당시 사진을 인쇄한 검은색 티셔츠였다.

피격 당시 피흘리는 트럼프의 모습을 인쇄한 티셔츠. /X(옛 트위터)

일부 판매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 유튜버인 호지 쌍둥이는 엑스에 티셔츠 판매 링크를 올리며 “이 셔츠 판매 수익의 100%가 트럼프 선거운동으로 간다”고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러한 상품을 통해 그의 이미지를 순교자로 격상하려고 하고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도 오랫동안 자기 명성과 이름을 상품화해왔기 때문에 이런 제품이 그의 고통을 이용하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캠프는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조지아주에서 기소된 뒤 그의 머그샷(범죄인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넣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영어 속담을 차용한 밈. /엑스
트럼프 밈. /엑스
트럼프 밈. /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