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자진 사퇴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사진은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민주당은 11월 대선을 석 달가량 앞두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옹립’하고 전당대회를 마무리한 공화당과 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민주당이 갈 길은 바이든의 사퇴 결심이 어느 시점에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내달 19~22일로 예정된 시카고 전당대회 전에 물러날 경우 이번 전당대회는 전례 없는 ‘개방형 전당대회’로 치르게 된다. 대체 후보를 뽑기 위한 첫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한 후보가 대의원 과반을 얻을 때까지 무기한 투표를 할 수도 있다. 여론 분열을 막기 위해 바이든이 자신의 후임자를 지목할 수 있지만, 대의원들이 바이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의무는 없다.

바이든이 결심을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 전당대회가 열려 후보에 지명된 다음에야 물러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민주당 소속 연방의원들과 주지사들이 모여 누구를 대체 후보로 뽑을 것인지를 논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견이 속출하면서 회의가 공전돼 후보 선출이 지연될 수도 있다.

그래픽=양진경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당 안팎에서는 이미 유력 주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대체 후보 1순위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꼽힌다. 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유고시 대통령의 권한을 물려받는 것인 만큼 가장 안전하고 무난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지난 13~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원의 79%가 바이든이 경선에서 물러날 경우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캠프는 기부금으로 받은 9100만달러(약 1260억원, 지난 5월 말 기준) 정도의 현금이 있다. 해리스는 바이든의 공식 러닝메이트이고, 그의 선거운동 계좌가 바이든과 함께 연방선거위원회에 등록되어 있어 이 돈을 쓰는 데 법적 문제가 없다.

해리스는 미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면서 첫 유색인종 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지만, 지난 4년간 정치적 존재감이 미미해 바이든 못지않게 인기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다른 후보들도 거론된다. 내각 인사 중에서는 4년 전 대선 경선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주지사 중에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이 언급된다. 그러나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트럼프의 기세를 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본인은 거듭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대중적 인기가 높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도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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