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대선 레이스에서 자진해서 사퇴하자 민주당에 약 700억원의 기부금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치 자금의 큰손인 수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민주당 후보로 지지하며 그의 선거 캠페인을 위한 기부금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민주당을 향한 정치자금 지원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민주당 기부금 관리 사이트인 액트블루(ActBlue)를 분석한 결과, 바이든이 자진 사퇴를 한 21일 하루에만 약 5000만달러(약 700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모집됐다. 이는 2020년 선거 이후 민주당에 하루 만에 들어온 기부금 액수 중 가장 큰 수준이다. 이 금액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뿐만 아니라 민주당 상·하원 의원과 민주당 관련 비영리 단체에 들어온 기부금까지 모두 합한 액수다.
특히 기부금의 흐름은 정확히 사퇴 시점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이 사퇴하기 전 시간당 기부금은 약 20만달러(약 2억7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사퇴 이후엔 시간당 1150만달러(약 160억원)로 크게 뛰었다.
TV 토론 참패 뒤 인지력과 나이 리스크가 부각되며 패색이 짙어졌던 바이든의 용퇴로 공화당과 제대로 된 승부를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지층이 모처럼 결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디지털 전략가 케네스 페닝턴은 X(옛 트위터)에 “민주당 역사상 가장 큰 모금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토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주요 기부자들 사이에서 모금이 상당히 둔화했다”면서 “이날 쏟아진 기부금은 트럼프와의 경쟁에서 정체된 추진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한편 친바이든 성향의 수퍼팩인 ‘프라이어러티스 USA’는 반(反)트럼프 광고에 대한 투자를 3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 대니얼 버터필드 전무는 “해리스는 11월에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후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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