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압록강단교 인근 도로에 강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신화통신 영상 캡처

북한과 중국이 국경으로 둔 압록강이 60년 만에 쏟아진 최대 폭우로 범람했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북한 신의주와 마주 보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관광지인 압록강단교(斷橋) 일대는 울타리로 둘러싸여 완전히 통제됐고, 도심의 빈장중로(路) 압록강공원은 물에 잠겨 수심이 2m에 육박했다. 단둥시의 이재민은 3만명에 달한다. 역시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경한 지린성 린장시는 3층 높이 이하 건물 거주민들이 전원 대피했고, 일부 지역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이에 따라 차량과 선박의 통행 및 공장 가동 등이 모두 중단됐다.

압록강 범람으로 인한 북한 지역의 피해는 더욱 컸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 5000여 주민이 침수 피해를 당해 고립됐다고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28일 올라온 영상에는 침수된 신의주 지역에서 북한 헬기들이 수색 활동을 펼치는 장면이 담겼다.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의 압록강 인근 지역이 ‘특급 재해 비상 지역’으로 선포됐고, 인명 피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29일 단둥 압록강 공원이 물에 완전히 잠긴 모습./신화통신 영상 캡처

압록강 범람은 지난 사흘간 중국 동북부와 북한 일부 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 때문이다. 지난 27일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단둥에서 ‘물 그릇’ 역할을 하는 저수지 12곳의 수위가 ‘홍수 방지선’을 넘어섰다. 28일 오후 4시에는 랴오닝성과 지린성 등 압록강을 끼고 있는 중국 주요 지역들이 일제히 홍수 피해 1·2급 대응령을 내렸다. 다만 30일부터는 압록강 일대에 폭우가 잦아든 상황이다.

태풍 개미가 휩쓸고 지나간 중국 남부와 극심한 폭우가 이어진 중국 중부 지역에서도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창장(長江·양쯔강) 수위를 모니터링하는 주요 지점인 롄화탕 수문 관측소의 수위는 29일 오후 홍수를 알리는 ‘위험 수위’인 32.5m를 기록했다. 같은 날 후난성 자잉강 지류 제방 3곳이 무너지면서 인근 주민 46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후난성 즈싱시의 마을 8곳은 폭우로 한때 도로와 통신이 끊겼고 사망자·실종자가 7명 나왔다.

중국 수리부에 따르면, 30일 기준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후난성, 광둥성, 윈난성, 쓰촨성, 신장 등의 97개 하천에서 홍수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지린성 둥랴오허, 압록강 일부 구간, 후난성 샹강 지류 등 5개 하천에서는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홍수가 일어났다. 태풍 개미가 상륙했던 푸젠성의 이재민은 76만6000명을 넘었고, 직접적 경제 손실은 16억위안(약 3050억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 등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29일 당국이 폭우 경보를 내렸다. 베이징에서는 30일 오전 강우가 내려 베이징 도착 비행편이 일부 취소됐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31일까지 베이징, 중국 동북 지역, 중부 지역, 남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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