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 12월 20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61)가 암살당했다고 하마스가 31일 밝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전날(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한 하니예는 31일 새벽 숙소에 머무르던 중 급습을 받고 사망했다. 경호원 한 명도 숨졌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성명에서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며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하다스 등은 “하니예는 숙소를 겨냥한 유도탄(미사일)을 맞고 죽었다”고 보도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도 그가 “테헤란 북부에 있는 참전용사 거처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공중에서 날아온 발사체(projectile)에 의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스라엘 측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다. AP는 “이스라엘은 모사드 정보 기관의 암살 작전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수년간 이란에서 핵 개발과 관련한 인물들을 상대로 암살 작전을 벌여왔다고 의심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란 대통령 취임식엔 하마스뿐 아닌 예멘 반군 후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중동 친(親)이란 무장세력 핵심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하니예는 암살되기 불과 몇 시간 전부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고위급 간부들과도 만났다”며 “이란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살해되면서 중동 정세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후티 반군 지도자 모하메드 알리 알 후티는 “극악한 테러 범죄”라 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하마스는 “다양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며 사실상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을 예고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최소 140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즉각 보복에 나서면서 전쟁이 발발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지금까지 3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 CNN은 “하니예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문제와 휴전 협정에 대한 주요 협상자였다”며, “그의 암살은 (휴전) 협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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