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조선수 안창옥이 선수촌에서 다른 이들과 올림픽 배지를 교환하는 모습. /사오홍슈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 중인 북한 대표팀 선수들이 배지 교환에 열중하고 외국 관중과 셀카를 찍고 사인을 해주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북한 선수들이 한국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1일(현지 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북한 선수들은 한국 언론과는 접촉을 꺼리고 있지만, 올림픽 선수촌에서 다른 국가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과는 자유롭게 교류하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사회관계망 서비스 샤오홍슈에 올라온 영상에는 북한 체조선수 안창옥이 선수촌에서 다른 이들과 올림픽 배지를 교환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의 AD카드(올림픽 등록 카드) 목줄에는 중국, 체코, 아일랜드 등 각국 선수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국가 배지가 달려 있었다. 얼굴이 찍히지 않은 한 인물이 안창옥의 AD카드 목줄에 배지를 달아줬고, 이어 안창옥도 상대방에게 북한에서 가져온 체조 배지를 건넸다.

이 게시물에는 안창옥으로부터 받은 배지의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배지에는 인공기와 ‘DPR KOREA’ 문구가 적혀 있고, 체조 링에 매달린 남자 선수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 영상은 중국 자원봉사자가 찍어 이 계정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지 교환(핀 트레이딩)은 다른 국가 출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배지를 교환하며 교류하는 올림픽의 소통 문화로, 선수들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관람객들도 배지 교환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또 다른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한국 선수들과의 시상식 셀카로 주목받았던 북한 탁구선수 리정식과 김금영이 외국 관중들과도 사진을 찍는 모습이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는 지난달 31일 북한 변송경 선수가 출전한 여자 탁구 단식 16강전이 열린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아레나의 관람석에서 응원하던 중 외국 관중의 셀카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김금영 선수는 중국 선수단 관계자에게 사인 요청까지 받아 탁구채에 사인도 해줬다고 한다.

2024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역도 선수들의 훈련을 밀착취재한 세브 오스트로 웨이트리프팅 하우스 대표는 “제가 느낀 점은 이들은 자신이 억압받는 것을 느끼지만, 조깅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선수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안창옥은 파리 입성 후 훈련을 하던 도중 크게 넘어져 치료를 받았다. 이를 포착한 한국 기자가 한국말로 말을 걸었지만, 순간 굳은 채 못 들은 척하며 답을 하지 않았다. 안창옥은 2003년생으로 지난해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도마와 이단 평행봉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오는 3일 한국의 여서정과 경쟁할 예정이다.

리정식·김금용은 지난 30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탁구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에 맞붙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은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팀, 동메달을 회득한 한국의 신유빈·임종훈과 시상대 위에서 함께 셀카를 찍었다. 삼성전자가 IOC와 협력해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직접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빅토리 셀피’ 기회를 마련하면서 나온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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