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장착된 기관총 옆에 서 있는 카디로프. /AFP 연합뉴스

람잔 카디로프 러시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로부터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직접 이를 운전해 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카디로프는 17일(현지 시각) 자신의 텔레그램에 “존경하는 일론 머스크로부터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받았다”며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여기에는 카디로프가 직접 사이버트럭의 최고급 모델인 ‘사이버비스트’(Cyberbeast) 운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이버트럭 상단 뒤편에는 기관총이 장착됐다. 카디로프는 몸에 탄약을 두른 채 이 기관총 옆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약 1분 40초 길이의 이 영상 배경에는 웅장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 깔렸다.

카디로프는 “새로운 기술을 기쁘게 시험해 보았고, 이것이 ‘야수’라고 불리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차는 매우 기동성이 좋고, 뛰어난 속도를 내며, 장애물을 쉽게 극복한다. 매우 편리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훌륭한 특성을 바탕으로 사이버트럭은 곧 군사 작전 수행(SVO) 지역으로 보내질 예정”이라며 “이 ‘야수’가 우리 전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하다”고 했다.

사이버트럭에 장착된 기관총을 만지고 있는 카디로프. /AFP 연합뉴스
사이버트럭을 운전 중인 카디로프. /텔레그램

카디로프는 머스크를 ‘위대한 천재’라고 추켜세우며 “사이버트럭은 분명히 세계 최고의 자동차 중 하나다. 이 차에 정말 반해버렸다”고 했다. “고맙다(스파시바), 일론 머스크”라며 “그로즈니(체첸공화국 수도)에 오면, 가장 소중한 손님으로 대접하겠다. 우리 러시아 외무부가 이러한 방문에 반대하지는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카디로프가 자랑한 이 사이버트럭이 실제로 머스크가 제공한 건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AP통신은 “이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테슬라에 코멘트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 권력층이 여전히 미국 기업 테슬라의 고급 전기차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dpa통신은 지적했다. 테슬라는 러시아에 제품을 공식적으로는 공급하지 않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러시아에 각종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카디로프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한편 카디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푸틴의 지지로 체첸공화국 지도자로 자리 잡았다. 푸틴은 카디로프에게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했으며, 그 대가로 카디로프는 푸틴 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카디로프는 스스로를 푸틴의 ‘발 병사’(foot soldier)’라고 칭하며 충성심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