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알랭 들롱의 모습. /영화 '한밤의 암살자' 스틸컷

89세 나이로 별세한 프랑스의 유명 배우 알랭 들롱(Alain Delon)이 생전 자신이 죽으면 반려견을 안락사해 함께 묻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새삼 주목을 받자 유족이 안락사는 없을 것이라고 진화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8일 별세한 알랭 드롱은 생전 자신이 죽으면 반려견 ‘루보’를 안락사해 자신과 함께 묻어달라는 소원을 밝힌 바 있다.

올해로 10살이 된 벨지안 말리누아종 반려견인 루보는 들롱이 2014년 보호소에서 입양해 지금까지 키워왔다.

들롱은 2018년 프랑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루보에 대해 “그는 내 인생의 마지막 개다. 난 그를 아이처럼 사랑한다”며 “만약 내가 먼저 죽으면 수의사에게 우리를 함께 데려가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죽으면 건강한 반려견을 안락사 시키겠다는 들롱의 발언은 당시에도 동물보호단체들의 비판을 받았었다.

이후 들롱이 실제로 별세하자 당시 발언이 재조명되며 곳곳에서 루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프랑스 동물보호협회(SPA)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물의 생명이 인간의 생명에 좌우되어선 안 된다. SPA는 기꺼이 그의 개를 데려가 (새) 가족을 찾아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동물보호단체인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들롱의 딸 아누슈카에게서 루보를 안락사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2019년 5월 19일 72회 칸 영화제에 참석한 알랭 들롱. /로이터 뉴스1

재단 대변인은 “아누슈카 들롱과 통화했는데 그는 루보가 가족의 일원이며 계속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개는 안락사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던 들롱은 지난 18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택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그는 2019년 뇌졸중 수술 후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2022년 안락사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한동안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 머물기도 했다. 다만 들롱이 실제 안락사를 통해 삶을 마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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