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소인이 찍힌 엽서. /BBC

영국 웨일스에서 121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엽서가 뒤늦게 배달되는 일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각) 영국 B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주 웨일스의 스완지금융조합 크래독 스트리트 지점에 빛바랜 엽서 한 장이 도착했다.

엽서를 발견한 조합 직원들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테마의 카드에 적힌 주소가 틀리지는 않았지만, 그 위에 1903년의 소인이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외신을 통해 공개된 엽서 사진을 보면, 엽서 오른쪽 상단에는 에드워드 7세(1901∼1910년 재위)의 모습을 담은 우표가 붙어 있다. 그 위에는 ‘AU23 03′라는 소인이 찍혀 있다. 소인대로라면 1903년 8월 23일에 처리된 우편물인 것이다.

1903년 소인이 찍힌 엽서. /BBC

엽서는 “친애하는 L에게”라는 문장으로 시작돼, “모두에게 사랑을 전하며 유어트로부터”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또 “집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기를 바란다. 내 수중엔 기찻삯을 빼고 10실링 정도가 있고 난 잘 지내고 있다. 길버트 양과 존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수신인은 ‘리디아 데이비 양’으로 적혀있다.

조합 관계자는 현지 매체 웨일스온라인에 “집배원이 평소대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예금과 관련된 우편물을 잔뜩 가져다줬는데, 이를 훑어보는 과정에서 이 엽서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조합 직원들은 “이전에 이 주소에 살고 있던 리디아 데이비스 양의 친인척이 이 카드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영국 로열메일 측은 “엽서가 배달 중 없어져 100년 넘게 분실 상태였던 건 아닌 것 같다”며 “모종의 이유로 다시 시스템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리 시스템에 들어온 물품은 반드시 맞는 주소로 배송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