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레바논 남부 지브친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화염이 치솟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5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단체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이스라엘과 ‘저항의 축(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이슬람 무장 단체)’ 간 전면전 불씨가 다시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래 이스라엘과 저항의 축 세력 간 교전 강도가 최근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전면전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전개됐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양측 모두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긴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우리는 헤즈볼라를 압도적인 타격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이는 마지막 결정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드론을 날려 보낸 뒤 ’대응 1단계’라고 표현하며 추가 공습 가능성을 열어두자 이스라엘 역시 더 광범위한 공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서 하마스 대표단이 철수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협상이 완전히 결렬될 경우, 전면전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 공습에 불타는 레바논 국경지대 - 25일 레바논 남부 해안 도시 티레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화염과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 재개가 전면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교수는 “헤즈볼라의 미사일이 텔아비브 중심부에 떨어지는 순간 이스라엘 공격으로 베이루트(레바논 수도)는 불바다가 되는 것”이라며 “이후 시리아·이라크·예멘 후티 등 중동 내 친이란 세력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최첨단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해 드론·미사일 수천 대를 한꺼번에 발사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대전차 및 대공 미사일을 포함해 발사체를 최대 20만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에밀 호카옘 CSIS 중동안보선임연구원은 “(전면전 발생 시) 헤즈볼라는 하루 최대 미사일 3000발 이상을 10일 연속 발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저항의 축 간 교전 상황을 지켜보던 이란이 직접 참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31일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직후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적절한 때에 보복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FT는 “이란이 12만명에 달하는 혁명수비대 병력과 저항의 축 세력을 총동원해 공중전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수천 발의 탄도·순항 미사일을 보유 중이며, 그중 일부는 남부 유럽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필사적으로 확전을 막으려 하고 있고, 새로 출범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온건·개혁 성향인 만큼 이란이 직접 전쟁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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