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본에서 최근 결혼한 사람 네 명 중 한 명은 데이팅 앱에서 상대를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어린이가정청이 지난 7월 전국 15∼39세의 비혼 남녀 1만8000명과 최근 5년 이내 결혼한 남녀 20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혼자의 56.8%, 비혼자의 26.8%는 데이팅 앱을 한 번 이상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혼 응답자의 25.1%는 배우자를 데이팅 앱을 통해서 만났다고 답했다. 회사·아르바이트 등 업무 관련(20.5%), 학교(9.9%)를 통해 만났다는 이들보다 많았다.

어린이가정청은 일본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작년 4월 신설한 총리 직속 기구다. 일본은 작년 합계출산율이 1.20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2016년 이후 출산율이 내리 감소하자 효과적인 결혼·출산 장려책을 내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비혼자 5명 중 한 명은 결혼을 원치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14%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 5.9%는 ‘가능하면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결혼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29%가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장소나 기회가 없다’고 답했다. ‘자유와 편안함을 잃고 싶지 않다’ ‘결혼하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 어렵다’ 같은 답변도 뒤를 이었다.

일본 어린이가정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내년 혼인과 출산과 관련한 정책 예산안을 조정하는 중간 보고 발표에서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온라인 만남을 친숙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 만큼, 신원 인증 같은 앱 보완 및 안전장치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어린이가정청은 보고서에서 “아직 앱을 통한 만남을 불안하게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은 만큼 신원 확인 시스템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데이팅 앱은 이미 일본판 주민등록증인 ‘마이넘버카드’를 통해 신원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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