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신의 귀에 손을 대고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팝그룹인 아바(ABBA)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선 유세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틀지 말라고 요구했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바가 소속돼 있는 음반사 유니버설 뮤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측 유세에서 아바 노래가 무단으로 쓰인 사실을 인지한 후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뮤직 측은 “우리는 아바 멤버들과 함께 트럼프 유세에서 아바 음악이 나오는 영상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캠프에 어떠한 승인이나 라이선스도 내준 적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 측의 음악 무단 사용에 반발한 것은 아바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팝스타 셀린 디옹과 아델, 롤링스톤스 등이 트럼프 대선 유세에서 무단으로 노래를 사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팝스타 비욘세의 최신 앨범 수록곡 ‘텍사스 홀덤’을 틀었다. 또 지난주에는 캠프 대변인 스티브 청이 비욘세 ‘프리덤’을 무단으로 사용한 영상을 올리다.

비욘세 소속 음반사 측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트럼프 캠프에 이 곡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동영상은 삭제됐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 23일 애리조나주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는 세계적인 록 밴드 푸 파이터스의 곡 ‘마이 히어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푸 파이터스 측 대변인은 트럼프 캠프 측이 이 곡 사용에 대한 허가를 요청한 적도 없다면서 “이 곡 사용에 대한 로열티(사용료)를 받게 되면 해리스 캠프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캠프는 관련 문제로 소송에도 휘말린 상태다. 미국의 유명 소울 음악가 아이잭 헤이스(1942∼2008)의 유족은 최근 캠프를 상대로 헤이스의 곡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헤이스의 유족은 트럼프 측이 2020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헤이스가 만든 곡 ‘홀드 온, 아임 커밍’을 틀었으며, 지난 9일에도 몬태나주 보즈먼 유세에서 이 곡을 썼다고 했다. 유족 측이 요구한 배상액이 300만달러(약 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