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아팔라치고에서 지난 4일(현지 시각) 총격을 가해 4명을 살해한 14세 콜트 그레이의 머그샷. /EPA 연합뉴스

미국 애틀란타의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지난 4일(현지 시각) 14세 남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이 숨진 가운데, 범행에 쓰인 총기는 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미 C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조지아주 수사국(GBI)은 총격범 콜트 그레이(14)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54)를 과실 치사 4건 및 2급 살인 2건, 아동학대 8건 등의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콜린에게 적용된 2급 살인 혐의는 2급 아동 학대를 저지른 사람이 그 과정에서 제3자의 죽음을 초래한 경우에 적용한다. 조지아주에서 2급 살인은 최소 10년에서 최대 30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콜린의 혐의가 지금까지 학교 총기 난사범의 부모에게 적용된 것 중 가장 중대한 혐의라고 했다.

아팔라치 고교 총격 용의자 콜트 그레이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콜린은 그의 아들이 무기를 소지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크리스 호시 GBI 국장은 “아들이 무기를 소지하는 것을 고의로 허용한 혐의”라고 했다. 총격 사건의 범행 도구는 AR-15 스타일의 소총으로, 콜린은 “작년 지역 총기 매장에서 아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소총을 구매했다”고 수사 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콜트는 작년 5월 ‘학교에서 총을 쏠 것’이라는 범행 예고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아버지가 아들에게 총을 사준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보도했다.

콜트는 당시 조사에서 “이 글은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버지인 콜린도 “집에 사냥총이 있긴하나 아들이 접근하긴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또한 “아들이 부모의 이혼으로 힘들어하고 있으며 종종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다” “자신과 함께 사냥을 가서 종종 총을 쏘기도 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수사기관은 당시 콜트가 범행예고 글을 썼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사건을 종결했었다.

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아팔라치 고등학교 정문 앞에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있다. /EPA 연합뉴스

앞서 전날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교외의 아팔라치 고교에서재학생 콜트 그레이가 AR-15 소총을 난사해 학생 2명, 교사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수사 당국은 콜트를 4건의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콜트는 ‘중범죄를 저지른 13~17세 청소년은 성인으로 간주돼 재판을 받는다’ 조지아주 주법에 따라 6일 일반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판사는 6일 처음으로 법정에 선 콜트에게 “나이가 어려서 최대 가석방 없는 종신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 사형에 이를 수 있는 중대한 혐의이지만, 범인의 나이가 어려서 사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연방대법원이 18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미성년자 사형제도가 폐지됐다. 이날 법정에 함께 선 아버지 콜린에게는 “최대 징역 180년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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