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자폭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러시아 모스크바주 라멘스코예 지구의 한 아파트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텔레그램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우크라이나 드론이 날아들어 공항이 마비되고 아파트에 불이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각) 새벽 모스크바주를 포함해 총 9개 주에서 드론 114대를 격추했으며 그중 20대는 모스크바주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드론이 격추되면서 공항 활주로와 시 외곽의 민간 가옥들에 파편이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일로 모스크바에 있는 4개 공항 중 주콥스키, 브누코보, 도모데도보 등 3개 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또 모스크바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인 카시르스코예 고속도로에도 드론이 추락해 교통이 부분적으로 일시 차단됐다.

1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자폭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러시아 모스크바주 라멘스코예 지구의 한 아파트. /AP 연합뉴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라멘스코예 지구의 고층 아파트 최소 2곳이 드론 공격으로 손상됐으며, 아파트 11·12층에서 불이 나면서 46세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쳐 입원했다고 밝혔다.

보로비요프 주지사는 당초 9세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고 43명이 대피해 임시 거처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영상에는 비행기와 버스 옆에서 불길이 치솟고 아파트가 폭발과 함께 불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창문을 통해 불덩어리가 보였다. 창문이 폭발 충격으로 날아가더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본토에서 여러차례 대규모 드론 공격을 펼쳤다. 이번 공격은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가디언은 “개전 후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전쟁을 자신들과는 상관 없는 먼 일로 여겼다”며 “우크라이나의 전략은 러시아 본토로 싸움 장소를 옮겨 러시아 시민들이 더이상 전쟁을 외면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공격과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현 정권이 러시아의 적인 것이 틀림없다”며 “우리는 우크라 정권과 계속 싸워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