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파친코를 모방한 노인 요양 시설이 등장했다. /데이서비스 라스베이거스 홈페이지

일본의 파친코 산업이 노인 요양 시설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파친코 스타일의 도박이 노인들의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파친코를 모방한 노인 요양 시설도 일본에서 등장했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 고령화와, 도박 중독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정책으로 파친코 산업은 점차 쇠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 파친코 매장의 총지출은 14조 6000억엔(약 139조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파친코 업계는 이 산업을 되살리는 방향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파친코 기계 제조업체인 토요마루 산업은 전문가들과 함께 노인을 위한 맞춤형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 토요마루 산업의 히로토 카메이 영업 이사는 “산업이 쇠퇴하고 있고 이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노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노인을 위한 파친코를 모방한 요양시설도 등장했다. 7000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는 노인주간보호시설 중 한 곳인 ‘데이 서비스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10년 전부터 파친코 기계를 도입했고 마작, 포커 게임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실제 돈을 사용하지는 않고 가짜 돈으로 토큰을 구매해 파친코를 즐기며 매시간 운동을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데이서비스 라스베이거스의 카오루 모리 CEO는 “이곳은 카지노를 흉내 낸 노인시설로 노인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지루하다고 여겨지던 데이케어 센터에 재미와 활력을 더하게 위해 설립했다”라고 소개했다.

파친코 스타일의 도박이 노인들의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파친코를 하는 노인들은 잠을 더 잘 자고,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사람이 파친코를 한 후에 마음을 열었다는 보고도 있다. 스와 도쿄 과학 대학의 키쿠노리 시노하라 교수에 따르면, 파친코를 즐기는 70대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 능력이 높았다. 시노하라 교수는 “파친코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파친코가 노인에게 기쁨을 준다는 점”이라며 “저도 늙어가고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지루한 치료를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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