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6월 미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직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여성들이 낙태권 폐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선 낙태권 이슈가 대선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한 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낙태권이 이토록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게 된 배경을 정리했다.

Q1. 왜 낙태권은 미국 대선의 ‘뜨거운 감자’가 됐나.

2022년 6월 미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여성과 진보 성향 시민들이 격렬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하는 법이 사라지자, 보수 성향 주(州)에서는 속속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입법했다. 미국 50주 중 애리조나를 비롯한 앨라배마·아칸소·아이다호·텍사스 등 14주에선 임신 초기 단계부터 낙태를 금지했다. 일부 주에서는 산모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성폭행 등 범죄로 인한 임신에도 낙태 시술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여성·진보 시민단체는 낙태에 대한 찬반을 주민(州民) 투표에 부치자는 청원을 냈다. 이 청원에 수백만 명이 서명하면서 일부 주에서는 11월 5일 대선 당일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시하는 안을 두고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Q2. 어떤 주에서 주민투표를 시행하나.

애리조나주를 포함해 미주리·플로리다·메릴랜드·네바다·뉴욕·사우스다코타·콜로라도·몬태나·네브래스카주 등 최소 10주가 대선 당일 낙태권 법안을 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곳은 애리조나와 네바다다. 두 지역은 양당 후보가 박빙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경합주’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은 50주와 수도 워싱턴에 배분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270명)을 얻는 후보가 이기는 ‘선거인단제’를 채택하고 있다. 사실상 경합주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하는 쪽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 애리조나의 선거인단 수는 11명, 네바다주는 6명이다. 지금처럼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선 17명이 선거 결과를 가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김성규

Q3. 낙태권 투표는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낙태권 투표가 대선 당일 치러질 경우, 낙태에 찬성하는 여성과 진보·청년층 유권자들이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주요 경합주에서 시행되는 낙태권 주민투표가 11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했다. 낙태권 투표가 진행될 경우엔 민주당 지지층이 투표장에 더 많이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낙태권 이슈를 부각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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