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을 방문한 키어 스타머 총리와 웨스 스트리팅 공중보건부 장관. /AFP 연합뉴스

영국 공중보건부가 내년 10월부터 온라인에서 지방·소금·설탕 함량이 높은 정크푸드 광고를 전면 금지한다고 12일 발표했다. TV에서는 밤 9시 이후에만 광고할 수 있게 된다.

공중보건부 앤드루 그윈 차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잉글랜드의 미취학 어린이 5명 중 1명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며,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시점에는 이 비율이 3분의 1 이상으로 늘어난다”면서 “어린이 비만 문제는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 수요에 큰 압박 요인”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비만 예방에 칼을 빼든 것은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 NHS의 고질적인 자금난과 의료 공급 부족 때문이다. 늘어나는 비만 환자들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NHS의 적자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지난 7월 취임한 키어 스타머 총리는 치료 이전에 질병 예방에 중점을 두는 보건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선거 과정에서 내세웠다.

이번 조치는 의사 출신인 아라 다르지 상원의원이 작성한 NHS 현황 보고서를 스타머 총리가 발표한 날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NHS는 현재 대기자가 760만명에 달하며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370억파운드(약 64조6000억원)로 추산된다. 스타머 총리는 “더이상 NHS에 돈을 쏟아붓지 않을 것”이라며 “개혁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했다.

정크푸드 광고 제한은 코로나 이후 비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영국에서 보수당 정부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식품 산업 침체를 우려해 관련 법안의 도입 시점을 2023년에서 2년 미뤘다가 대기업의 손을 들어줬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리시 수낙 전 총리는 지난해 6월 정크푸드를 ‘1+1(하나 사면 하나 공짜)’으로 할인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보류했다가 당시 같은 보수당 소속인 보건부 장관에게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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