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BBC 등 영국언론은 스타머 총리가 “우리는 러시아와의 어떤 갈등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러시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적으로 침공했다”면서 “러시아는 지금이라도 즉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0일 영국 남부 브라이턴에서 열린 노동조합 연례회의에서 연설을 한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타머 총리는 또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다”며 “앞으로 몇 주, 몇 개월 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중요한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여러 가지 전술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영 정상회담서 전술만이 아닌 전략적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언론은 해석했다.

스타머 총리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서방이 제공한 미사일의 러시아 영토 공격 허용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전쟁에 직접 간여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고 직후에 나온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까지 공격하는 것이 허용될 경우, 전쟁의 심각한 확대로 간주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허용하지 않는 문제를 떠나 나토가 군사적 충돌에 직접적으로 개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는 전쟁의 본질을 크게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러시아)도 우리에게 초래될 위협에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타머 총리의 발언은 미국과 영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미사일 사용 허가를 배제해왔지만, 최근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에 전달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를 구실로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영국과 프랑스의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여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만, 유사한 무기인 ATACMS(에이태큼스) 미사일의 사용을 거부할 것”이며 “이런 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BC방송은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장거리 무기로 공격할 러시아 내 표적 목록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비, 전투기의 90%를 미사일 사거리 범위 밖으로 옮겼기 때문에 서방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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