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금융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의 쯔엉 미 란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호찌민 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PA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국내총생산(GDP)의 3%가 넘는 규모의 초대형 금융사기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부동산 재벌에게 종신형 판결이 추가로 내려졌다.

20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와 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호찌민 인민법원은 지난 17일 불법 자금세탁과 불법 국외 송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 쯔엉 미 란(68) 회장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란 회장이 445조 동(약 24조2500억원) 규모 자금을 불법 세탁하고 45억 달러(약 6조1600억원)를 해외로 빼돌렸다고 밝혔다. 또 란 회장과 측근들은 사이공상업은행(SCB) 공범들과 30조 동(약 1조6300억원) 규모 채권을 불법 발행해 투자자 3만5800명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란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채권 발행 등을 주도하지 않았고 투자자의 돈을 뺏으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을 속일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란 회장의 유죄를 인정했다. 이외 피고 33명에겐 징역 2년부터 23년까지 각자 혐의에 맞는 형이 선고됐다.

앞서 란 회장은 지난 4월 횡령 관련 별도 재판에서 이미 사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란 회장과 측근이 공모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SCB에서 304조 동(약 16조5600억원)을 횡령했다고 봤다. 이 횡령액은 2022년 기준 베트남 GDP의 3%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란 회장이 연루된 금융사기 사건의 피해 총규모는 이자 등을 고려해 약 677조 동(약 36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대리인 수십 명 명의로 SCB 지분 91.5%를 사실상 소유한 뒤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1000여 개를 이용한 허위 대출 신청으로 은행 돈을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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