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지원 유세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청원 서명자 중 한 명에게 100만 달러 수표를 건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 중 매일 한 명을 뽑아 14억원 상당을 주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머스크의 행보는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9일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연 지원 유세 행사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청원에 서명하길 원하기 때문에 여러분을 위한 깜짝선물을 준비했다”며 대선일까지 매일, 서명자 중 무작위로 선정한 한 사람에게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머스크가 언급한 청원은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를 서약하는 내용이다.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아메리카 팩’을 통해 청원 서명이 이뤄지고 있다.

100만 달러를 받으려면 청원 서명자는 유권자로 등록되어 있어야 하며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7곳의 경합주 중 한 곳에 거주해야 한다. 머스크는 그동안 7곳에서 이 청원에 동참하거나, 동참을 권유한 사람에게 1명당 47달러(약 6만3000원)를 지급해 왔다. 펜실베이니아에 대해선 그 보상금을 100달러(약 13만7000원)로 올렸다.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는 물론,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에게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곳이다.

19일 첫 번째 행운의 주인공은 존 드레허라는 남성이었다. 머스크는 “존은 전혀 몰랐다. 어쨌든, 고맙다”고 말하며 드레허에게 수표를 건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20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여성이 두 번째 100만 달러 수표를 받았다.

머스크가 청원 참여 독려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초박빙 판세 속에 경합주 유권자들의 정보를 파악해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려는 목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 지지자들을 식별하고, 그들을 트럼프 지지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아메리카 팩’이 격전지에서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100만 달러의 적법성은 앞으로 면밀한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의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쉬 샤피로는 20일 머스크를 수사해 달라고 법 집행기관에 요청했다.

미국 연방법상 투표 또는 유권자 등록을 유도하거나 보상할 의도로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은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다. 금전적 지출뿐만 아니라 주류나 복권 당첨 기회와 같은 금전적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이 금지 대상이다. 다만, 청원 서명자 또는 서명 권유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샤피로 주지사는 머스크가 펜실베이니아 등록 유권자에게 돈을 주려는 계획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법 집행기관이 살펴볼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과거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를 공개 선언한 뒤 그를 위한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아메리카 팩’에 현재까지 7500만 달러(약 1021억원)를 기부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머스크를 정부 효율성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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