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명소 '베슬'이 3년 만인 21일 재개장 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건물 외부를 강철 그물망이 감싸고 있는 것이 보인다. /윤주헌 특파원

“와, 여기서 보니까 정말 아찔하네요. 그래도 이것 때문에 절대 떨어질 일은 없겠어요.”

21일 미국 뉴욕 맨해튼 허드슨 야드 인근에 있는 높이 46m 전망대 ‘베슬(Vessel·배)’ 7층에서 사진을 찍던 관광객 아미르 슈카케씨가 건물을 뒤덮은 강철 그물을 만지며 말했다.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그물을 당겨 봤지만 팽팽하게 설치돼 있어서 꿈쩍하지 않았다.

베슬은 2019년 영국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의 디자인으로 2억달러(약 2700억원)를 들여 만든 황금색 벌집 모양 전망대다. 8층 높이 전망대를 밖에서 보면 지구에 불시착한 우주선 같고, 안에 들어가면 규모에 압도된다. 공개되자마자 맨해튼의 새 명소로 떠올랐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개장 이후 18개월 동안 네 명이 이곳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바람에 ‘자살 명소’라는 오명이 붙은 것이다. 당시 베슬의 안전장치는 성인 남성 가슴 높이의 난간뿐이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뛰어내릴 수 있었다. 결국 2021년 7월 베슬은 문을 닫고 안전 보완 공사에 들어가 3년이 훌쩍 넘은 이날 재개장했다.

'베슬'은 한층의 절반만 출입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8층까지도 올라갈 수는 있다. /윤주헌 특파원

새로 문을 연 베슬은 2층부터 건물 외부 난간에 강철 그물이 뒤덮여 있었다. 안쪽 난간에도 4층부터 그물이 설치됐다. 안전 요원은 “건물 안쪽은 높이를 감안하면 3층까지는 추락한다 해도 큰 위험이 없다”고 했다. 각 층의 북쪽 절반 정도는 출입이 통제됐고, 관람객은 나머지 남쪽 절반만 관람이 가능했다. 지난 4월 재개장 예고 당시 꼭대기 8층은 안전 문제로 개방하지 못할 것이라던 전망과 달리 8층도 일부분은 올라갈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7층과 8층에서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곳곳에 배치된 안전 요원들이 눈을 부릅뜨고 관람객들을 지켜봤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무전기로 소통했다. 입장료는 변함없이 10달러(약 1만3800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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