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사 면허 조작 실태가 드러나 유럽행 운항이 금지됐던 파키스탄 국제항공(PIA)이 4년 만에 운항을 재개하면서 공개한 광고가 항공기 테러를 연상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PIA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주 2회 프랑스 파리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재개한다는 내용의 광고 포스터를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했다. 포스터 배경엔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가, 그 위로는 “파리, 오늘 우리가 갑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하지만 곧 이 광고가 ‘9·11 테러’를 연상시킨다는 비난이 속출했다. 포스터 속 PIA 여객기의 위치가 파리 에펠탑에 지나치게 가까워 마치 충돌하기 직전 모습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PIA 측은 이에 관해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의 국영 항공사인 PIA는 2020년 5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진나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유럽과 미국 등에서 주요 국제 노선에서 운항 허가를 취소당했다. 탑승자 99명 중 97명이 숨진 이 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실수로 밝혀지자 당시 항공부 장관 굴람 사르와르 칸이 “파키스탄 전체 조종사 860명 중 총 PIA 조종사 150명을 포함한 262명의 면허가 가짜이거나 부정행위로 취득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이 여파로 미국, 영국을 비롯해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이 PIA의 유럽 취항 허가를 정지했고, 그밖의 여러 국가에서 자국 항공사에서 일하는 파키스탄 출신 조종사들을 해고했다.
PIA의 유럽 운항 금지가 해제된 것은 작년 11월이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당시 파키스탄 항공청의 감독 능력이 “충분한 신뢰를 회복했다”며 운항 금지령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영국과 미국에서는 여전히 PIA 여객기 운항이 금지돼 있다.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 카와자 무하마드 아시프는 “PIA의 유럽 운항 정지는 전직 항공부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인한 것”이었다며 “(PIA가) 조만간 다른 유럽 국가로 운영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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