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두 사람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통화에서 시진핑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선을 축하하며 “중·미 관계가 새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미국, 두 위대한 국가는 각자의 꿈을 추구하고 있고,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두 나라는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넓은 협력 공간을 갖고 있기에 파트너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 상황이 다른 중·미 간에는 일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핵심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는 것”이라면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에 관한 문제이므로 미국 측이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과 미국의 경제 무역 관계에서 대항과 충돌은 선택지가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전·중동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양국 정상은 전략적 소통 채널을 구축하여 양국이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연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가 통화에서 “시 주석과의 위대한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대화와 소통을 계속하기를 희망하며, 빠른 시일 내에 시 주석과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트럼프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방금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 매우 좋은 통화였다. 우리가 함께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즉시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무역의 균형, 펜타닐(중국산 원료로 만들어지는 마약), 틱톡(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그리고 다른 많은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과 나는 세상을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고율 관세를 공언하는 등 대(對)중국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소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11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시진핑과 통화했을 때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취임식에 한정 국가 부주석을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대통령 취임식에 주미 대사를 참석시키던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고위급을 보내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측 초청에 따라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한정 부주석이 취임식에 참석한다”면서 “우리는 언제나 미국 신(新)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고, 대화와 소통 상황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정은 중국의 최고 지도부(상무위원 7인)에는 속하지 않아 실권은 없지만, 외교 공식 석상에서 시진핑을 대신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2023년 5월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에도 한정이 참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취임으로 높아질 미·중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 측이 전례 없는 고위급 인사 파견을 결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그간 미 대통령 취임식 때 주미 대사를 참석시켜 왔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는 당시 주미 중국 대사였던 저우원중이 참석했고,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때에도 당시 주미 중국 대사 추이톈카이가 참석했다.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때는 코로나를 이유로 특사를 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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