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냈다. 1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71%나 급감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시장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고, 생산라인이 부분적으로 가동 중단되며 실적 부진에 영향을 주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22일 장 마감 후 내놓은 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1~3월 총 매출이 193억4000만달러(약 27조6000억원), 순이익이 4억900만달러(약 58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각각 9%, 71% 감소했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은 40% 줄어든 0.27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LSEG는 테슬라가 올 분기 매출 211억1000만달러, 조정 후 EPS 0.3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자동차 매출은 139억67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테슬라는 매출 감소 요인에 대해 차량 인도 실적 부진, 차량 평균 판매 가격 하락, 신형 ‘모델 Y’ 생산을 위해 생산라인이 1분기 중 부분적으로 가동 중단한 것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고객들이 모델 Y의 신규 버전 출시를 기다리며 구매를 연기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테슬라의 전 세계 차량 인도량은 13% 감소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안티머스크’ 분위기가 확산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는 트럼프와 밀접한 관계, 논란이 많은 ‘정부 효율성부’ 수장 역할로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정부 내 머스크의 역할로 테슬라의 명성이 손상된 영향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테슬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이날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 정책이 테슬라와 경쟁사들의 글로벌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동차·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변화하는 정치적 분위기가 단기적으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테슬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 내에서 정부 효율부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5월부터는 그 작업에 사용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