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 백신 접종 센터에서 의료진이 주사기를 이용해 화이자 백신을 추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특수 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해 화이자 백신 접종 횟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오는 17일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10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의 병당 접종 횟수를 6회에서 5회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타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일 후생노동상은 “일본에서 쓰이는 주사기로는 5회분만 추출 가능하다”며 “6회분 추출이 가능한 주사기를 모두 사용하겠지만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신 접종을 앞두고 최소 잔량 주사기로 불리는 특수 주사기를 마련하지 못해 1200만명(2400만 회분) 몫의 백신이 폐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27일 가와사키(川崎)시의 시립간호단기대학에서 백신 집단 접종을 상정한 대규모 백신 접종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앞서 일본 후생성은 화이자와 ‘백신 1병당 6회 접종’을 전제로 계산해 총 7200만명 분(1억4400만 회분)을 계약했다.

화이자는 작은 병에 일정량의 백신을 넣어 공급하는데, 특수 주사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5회분 주사 후 주삿바늘과 통에 일정 분량이 남는 문제가 있었다. 화이자 측은 남는 백신을 활용하기 위해 특수 주사기 사용을 권장했고, 병당 접종량을 기존 5회분에서 6회분으로 늘렸다.

이에 지난달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특수 주사기 사용을 승인했고, 미 보건 당국은 특수 주사기 키트와 함께 화이자 백신을 주(州) 정부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후생성은 지난해 말 화이자로부터 ‘1병당 6회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도 특수 주사기 도입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생성 관계자는 “계약을 맺을 당시 1병당 6회분이 나온다는 것을 확실히 알지 못했다. 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 것을 인정한다”고 지지통신에 전했다.

한편 한국은 국내에서 특수 주사기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달 19일 국내 주사제조 중소기업인 풍림파마텍이 월 1000만개의 특수 주사기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공장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