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 50일(3일 기준)을 앞둔 일본 정부가 ‘올림픽 취소 불가’ 방침을 굳히고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일 총리 관저의 한 간부가 “(도쿄올림픽) 취소라는 선택지는 없다”고 단언했다며 ‘올림픽 강행’을 결정한 정부 내 분위기를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전날 “(올림픽 개막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며 개최 중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역시 “올림픽 개최를 위한 최종 마무리를 착실히 해나가겠다”며 올림픽 개막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집권 여당 자민당은 오는 7월 도쿄도의원 선거를 앞둔 고이케 지사가 ‘올림픽 취소 요구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걱정해왔으나 그 우려가 사라졌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정상 개최를 위해 전날부터 올림픽 일본 선수단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다음 달 중순까지 총 1600여 명에 달하는 선수와 관계자들의 화이자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선수들과 자주 접촉하는 심판·통역·자원봉사자에 대한 접종도 예정돼 있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취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정부가 직접 도쿄·오사카에 대규모 접종 센터를 설치하는 등 백신 접종을 본격화한 결과, 2일 1차 접종을 마친 접종자 숫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2월 17일 접종을 시작한 지 3개월 반 만이다.

기업들도 대규모 접종 센터 공간을 지자체에 제공하고 있다. 프로야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측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도쿄돔’ 의 후방 공간을 오는 8월부터 백신 접종 장소로 제공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을 맞으러 오는 이들은 자이언츠 구단 선수들의 훈련 장면도 볼 수 있게 된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본거지인 페이페이 돔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J리그의 57개 모든 팀이 스타디움에서의 대규모 접종 실시 등에 협력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 구단 비셀 고베는 지난달 31일부터 홈 경기장 노에비어 스타디움을 고베시 대규모 접종 센터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비셀 고베의 구단주는 “올림픽 강행은 자살 행위와 같다”고 비판했던 라쿠텐의 최고경영자(CEO) 미키타니 히로시다. 올림픽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던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도 도쿄 도내에 대형 접종 센터를 따로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 전문가자문위원회인 코로나 대책 분과회 오미 시게루 회장은 이날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 “이런 팬데믹(대유행) 상황 속에서 보통 올림픽은 열리지 않는다”면서 “주최자로서 올림픽 개최 규모를 최대한 줄이고 관리 체제를 최대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