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네티즌들이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국적 논란과 관련해 ‘당연히 일본인’이라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6일 일본 현지 매체 도쿄스포츠는 ‘새로운 원한!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일본인 대우에 한국, 일제히 분노의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사이트가 손 선수를 일본인처럼 소개한 것을 지적하는 자료를 냈다. 도쿄스포츠는 이를 보도한 한국 언론에 관한 기사를 낸 것이다.
손 선수 국적 표기 논란과 한국 언론 보도를 담은 해당 기사에는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서 댓글 360개가 달렸다.
이들 중 다수는 손 선수가 일본 선수라는 주장과 더불어 한국을 비난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은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던 역사는 자꾸 피한다”며 “일본에만 눈치 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해당 댓글에 동조하며 “소련이 붕괴하고 독립한 나라도 소련 시절의 수상은 구소련 취급한다”며 “당시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가 (손기정의 국적을) 일본 국적으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1936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손 선수가 한국으로 국적을 바꾼다면) 사실에 반하는 역사 왜곡”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항의로 시간과 체력이나 낭비하라고 해라”,”당시 일본 선수였으면 일본 세금으로 나갔을 것이다. 그 돈이나 돌려줘라“,”JOC가 아닌 IOC에 항의하라“,”1910년 일본에 병합되지 않았으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겠냐” 등 한국의 분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남겼다.
한편 손 선수가 일본인이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 인근에 문을 연 올림픽 박물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박물관 내 ‘역대 일본인 금메달리스트’ 코너에 손 선수를 다른 일본인 선수와 함께 최상단에 배치했다.
반크는 이에 관해서도 1년 3개월째 시정 요구에 나섰지만, 올림픽 박물관은 현재까지 어떤 수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손 선수에 관해 “그는 한국인이며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한국은 일제 식민지 시기에 있었고, 광복 후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성화를 봉송하기도 했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손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전후를 면밀히 취재한 바 있는 미국의 작가 리처드 만델은 그의 저서 ‘나치 올림픽(The Nazi Olympics)’에서 손 선수에게 “어디서 왔는가?”라고 물으면 그는 “조선에서 왔다”고, 당시로서는 투옥당할 각오를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대답을 서슴지 않았다고 적었다.